
사진=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8일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청사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월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재개한 뒤 12월까지 금리를 내렸으나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1월 20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 속에서도 직전인 7월 FOMC때까지 잇달아 금리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연준은 FOMC 발표문에서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의 성장이 올해 상반기에 완화됐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은 상승했으며, 다소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은 3.6%로 제시했다. 지난 6월 발표했던 3.9%에서 낮춘 것으로, 이를 고려하면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 인하가 단행될 전망이다. 올해 FOMC 회의는 다음달 28~29일과 12월 9~10일 두 차례 남았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한은의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환율 불안을 키우던 한·미 금리 역전 우려가 완화되고 내수 부진으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서 한은이 경기 부양에 무게 추를 옮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한은의 연내 1차례인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봤다. 관건은 주택 시장과 한·미 무역 협상이다. 집값 기대가 안정되고 협상까지 지연되면 금통위도 인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 인하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천천히 꺼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2차 소비 쿠폰과 상생 페이백 등 4분기 초까지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확인될 수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10월에는 동결한 이후 11월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미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미 FOMC 회의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상당히 엇갈렸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미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