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색깔을 담은 세상에 하나뿐인 술을 만들어 봅시다.”
이혜인 밝은세상영농조합 대표는 18일 서울 용산구 공간오즈에서 열린 ‘월드 웰니스관광페어 인 서울 2025’에서 슬로우 라이프 막걸리 클래스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평택시 포승읍 밝은세상영농조합을 운영하며, 젊은 층에게 사랑받는 호랑이배꼽 생막걸리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한 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호랑이배꼽이라는 이름은 한반도 배꼽 자리에 있는 평택을 의미한다. 이 막걸리는 이씨의 아버지이자 화백인 이계송씨가 고향을 위해 만든 특산주다.
이씨는 “기상하는 호랑이 형상을 닮은 한반도 배꼽 자리인 경기도 평택에서 지역 토박이로서 평택의 자연과 오랜 이야기를 담은 우리 술을 만들고 있다”며 “평택은 평평하고 윤택해 쌀술을 만들기 좋은 떼루아(Terroir·토양)”라고 소개했다.
20명이 넘는 참석자들 앞에는 찹쌀, 물, 누룩 등 재료가 놓여 있었다. 이 대표는 “준비한 누룩은 햇빛에 2~3일간 널어 두고 잡내와 잡균을 제거한 것”이라며 “누룩 속 효소와 효모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재료가 준비되면 막걸리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알코올로 소독한 담금통에 준비된 고두밥을 아기 주먹 사이즈로 떼어 넣는다. 이 대표는 “2~3시간 불린 쌀을 면보 위에 깔고 고두밥을 쪄 내면 되는데, 막걸리를 빚기 위해선 일반적인 밥이 아닌 무척이나 되고 고들고들해서 씹기에 딱딱한 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다음 누룩과 준비된 물을 넣어준다. 쌀을 씻는 악력 정도로 섞으면 된다. 발효제가 골고루 섞인다는 느낌으로 5분 정도 저어준 다음 담금통에 옮겨 준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유자피, 솔잎을 넣어 같이 발효시킨다. 준비된 이름 스티커를 붙이면 만들기 체험이 완료된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막걸리를 촉각으로 느껴봤다면 집에 가서는 코와 입으로 막걸리를 즐길 차례”라면서 “집에서 막걸리를 발효시키면 유자와 솔잎 향이 나서 후각으로도 막걸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빚은 막걸리는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섞어줘야 한다. 그는 “이 과정을 하지 않으면 발효 과정이 늦어진다”면서 “5일 정도 지나면 기포가 활발히 일어나고 밥알이 위로 뜨면서 층 분리가 되면 술을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효 중간중간 맛을 보면서 술맛이 좋을 때 거르면 좋다”며 “단맛을 좋아한다면 빨리 거르고, 높은 도수의 드라이한 막걸리를 좋아하면 천천히 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한 뒤에는 밝은세상영농조합의 호랑이배꼽 생막걸리, 에피소드를 시음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이 가장 활발한 호응을 보낸 순간이었다. 막걸리 한잔을 마신 참석자들은 “맛있다”고 말했고, 이들 중 몇 명은 한 잔을 더 요청하기도 했다.

호텔 마케터로 일하는 박소진(32)씨는 “호텔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막걸리 빚기뿐 아니라 즉흥 무용 등 체험을 통해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이모(35)씨는 “정성스레 빚은 막걸리를 집에서 잘 발효시켜 가족들과 마시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