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9월 24일 착공식…사업 본격화

사진=종암동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성북구 종암동 일대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이 9월 24일 오전 11시 착공식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행사에는 성북구청 이승로 구청장, 협력사 임직원, 조합원, 인근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업 면적 5,097㎡에 지하 3층, 지상 20층 규모로 총 130세대로 진행하고 있는 이 사업에는 설계사로 간삼건축이, 시공사는 보미건설이, CM(Construction Management, 건설사업관리)사로 한미글로벌이 참여한다.

 

브랜딩 및 마케팅은 기존 아파트 분양업계의 일방적 홍보 방식에서 탈피해, 실거주자 중심의 참여형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기업 더워터멜론이 전체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며, 도시와 공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전문기업 브리크컴퍼니가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 기획 및 아카이빙북 제작 등을 담당한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초 목조 아파트(18세대), 외단열을 통한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로 설계해 ‘탄소중립 아파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외부에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아도 실내 온도와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저에너지 건물을 말한다.

 

‘패시브(Passive)’란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쓰기보다 건물 자체가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하여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이다. 70~90%의 에너지를 절약해 난방·냉방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쾌적한 실내 환경(겨울에도 실내 표면 온도 일정)을 유지하고, 곰팡이와 결로 예방 등에 장점이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공사비가 많이 들어 일부 고급의 단독 주택이나 타운하우스 등에서 적용하는 사례가 있지만, 개운산마을처럼 아파트에 적용하는 것은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운산마을은 100세대 규모의 소규모 정비사업이자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정비사업과는 다른 장점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특히 조합원 모두가 일찌감치 100% 사업 추진에 동의할 만큼 조합 집행부의 신뢰가 높다. 또한 정비사업조합이 별도의 정비업체(공식 명칭으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에 용역계약을 하지 않고, 조합원들로 구성된 집행부가 사업시행자로 직접 정비사업 전반을 기획·운영·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규모 정비사업이 2~3개의 타입으로 일률적으로 설계 분양하는 것과 달리 모두 11개 타입의 다양한 평형의 세대 설계를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층간 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복층(69㎡ 10세대, 75㎡ 34세대, 115㎡ 3세대) 설계를 한 것은 물론 ▲대가족이나 임대 수익을 고려하는 은퇴자들을 위해서는 세대 구분형(93㎡ 18세대, 133㎡ 8세대)으로 다양하게 설계했다.

 

개운산마을 사업지는 조합원(29명)들이 모두 단독주택 소유자들이라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타운하우스(69㎡ 복층, 10세대)와 아파트(20층, 13층, 11층 총 120세대)를 결합한 ‘타운 아파트’ 컨셉으로 설계했다.

 

타운하우스(Townhouse)는 여러 세대가 한 건물, 혹은 일렬로 붙어서 사는 주택 형태로 겉모습은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일부 벽을 옆집과 공유한다. 테라스 하우스(Terrace House), 또는 로우 하우스(Row House)로 불리기도 한다. 또 아파트 운영 관리 측면에서는 입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운산마을 정비사업조합은 2021년 4월에 조합을 설립하고, 2022년 7월에 건축심의를 완료, 2023년 10월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이후 2024년 4월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보증 심사를 받아 공사비와 이주비 등을 확보,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재개발 정비사업이 ‘선분양 후시공’을 하는 데 반해 개운산마을은 ‘선시공 후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 분양은 2027년 상반기에 진행할 예정이고, 준공 예정일은 2028년 6월이다.

 

이렇게 일반 분양을 하는 이유는 RC(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목재 구조가 하이브리드로 시공되는 아파트가 국내 최초의 사례라 이 공사 과정을 일반 분양 신청자들이 직접 확인하고, 안심하고 청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급변하는 거주환경을 고려해 실수요자들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건축물을 3차원으로 시각화하는 걸 넘어 설계, 시공, 운영의 전 과정을 하나의 정보 모델로 통합함으로써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반의 설계-시공-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개운산마을은 던바의 수(Dunbar's number, 개인이 사회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적정한 수)로 일컬어지는 150명을 넘지 않는 130세대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적이다.

 

개운산마을 사업지는 지하철 4호선 길음역과 6호선 고려대역, 동북선 종암경찰서역(2028년 개통 예정), 내부순환도로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한 데다 종암경찰서와 성북소방서, 성북평생학습관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주변 학군으로는 사업지와 바로 붙어 있는 개운초등학교, 종암중학교와 개운중학교, 서울 사대부고, 고려대 등이 있다.

 

또한 이곳은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여유로운 동네골목 상권을 즐길 수 있는 ‘슬세권’, 즉 슬리퍼 차림과 같은 편한 복장으로 카페나 편의점, 도서관, 쇼핑몰 같은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이기도 하다.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이원형 조합장은 “조합원 대부분이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서 이곳으로 이사하신 분들이고, 30년 넘게 사신 어르신들도 많아 단독주택의 여유로움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절충한 ‘타운아파트’ 컨셉으로 설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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