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협상 서두르지 않겠다”…이스라엘·레바논 휴전 3주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절감 관련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절감 관련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과의 비핵화 협상과 중동 정세를 둘러싼 입장을 잇달아 밝히며 외교·안보 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협상은 속도를 내기보다 조건을 관철하는 데 방점을 찍고 동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연장을 통해 긴장 완화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서두르고 싶지 않다”며 “시간을 두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훌륭한 합의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핵무기를 가진 위험한 세력으로부터 미국과 전 세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앞으로도 가질 기회조차 없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합의를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은 중동 정세와 미국 내 정치 상황을 동시에 고려한 메시지로 읽힌다. 국제 유가 상승과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제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란의 상황을 고려할 때, 협상 지연이 오히려 미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압박 기조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해상 봉쇄와 관련해 “매우 효과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란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부적으로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군사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강경한 표현을 이어가면서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명확히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할 의향은 없다”며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핵무기는 누구도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강경 발언으로 제기됐던 핵 사용 가능성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내 다른 분쟁에 대해서는 완화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같은 날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이 3주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양측 대표단 회의를 주재한 뒤 나온 결정으로, 휴전 유지와 추가 협상 여지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평화가 이뤄질 큰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몇 주 안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양국 정상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역사적인 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3주간 휴전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양국 간 문제만은 아니다. 헤즈볼라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휴전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짚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연장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보다 장기적인 평화 논의를 이어갈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의 피해를 받아왔다며 “레바논 국민은 평화롭고 번영하는 나라에서 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국 영토 내에서 활동하는 한 조직, 즉 테러 조직에 있다”며 “그 위협은 제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