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금리 상승 기조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B·신한·하나금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가운데, 우리금융만 홀로 역성장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조3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 9289억원)보다 8.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자리를 공고히 했다. 비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7.8%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가 고르게 성장했다. 신한금융 역시 전년 대비 9% 늘어난 1조6226억원을 기록해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신한투자증권 등 자본시장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1조2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15년 외환은행 통합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로 인해 비이자이익 부문은 다소 위축됐다.
반면 우리금융은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0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은행 부문의 견조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상대적 열세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측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동양생명의 완전 자회사화를 추진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개선세를 보였다. KB금융의 NIM은 1.99%, 신한금융은 1.93%, 하나금융은 1.82%를 각각 기록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성장은 제한적이었으나, 기업대출 확대와 예대금리차 유지가 이자이익 기반을 지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은행의 이자이익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실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적 변화가 뚜렷해졌다고 평가한다. 특히 코스피 6000 시대 진입에 따른 증권 계열사의 수수료 수입 증대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동 리스크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와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관리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주주환원 정책도 한층 강화됐다. KB금융은 1분기 배당금을 주당 1143원으로 결정하고 2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하나금융 역시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정대로 진행해 오는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