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KDB생명 7번째 새 주인 찾기…매각 숙원 풀까

산업은행이 자회사 KDB생명의 일곱번째 매각 절차에 본격 착수하며 10년 넘게 이어진 ‘매각 잔혹사’ 끊어내기에 나섰다. 그간 원매자와의 세부 조건 조율과 외부 제반 여건 등의 문제로 매각 절차가 공전을 거듭해 왔으나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과 영업 전문가 전면 배치로 매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KDB생명 주식 1억1632만2058주(지분율 99.75%)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매각 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소수주주 1명과 공동매각요구권(드래그어롱)을 행사해 전체 지분을 일괄 매각할 방침이다. 입찰 자격은 관련 법령상 금융회사 대주주가 됨에 결격 사유가 없는 투자자로 제한되며 산업은행은 3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연내 거래를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 이후 여섯차례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번번이 실패해왔다. 당시 하나금융, JC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매번 좌절됐다. 특히 2022년에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막판 협상까지 진행으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으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반복된 매각 실패를 딛고 일곱번째 절차에 돌입한 KDB생명이 재무구조 개선을 발판 삼아 매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상향되면서 이번만큼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거래 종결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KDB생명의 자본력을 보강했다. 이에 따라 KDB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9월말 165.2%에서 연말 기준 205.7%로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과거보다 매물 안정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뒷받침한다. 현재 자산 규모 역시 17조2045억원에 달해 외형적인 매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인적 쇄신을 통한 전열 정비도 마쳤다. KDB생명은 지난 2월 김병철 전 수석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매각 의지를 다졌다. 1969년생인 김 대표는 주요 외국계 보험사를 거친 20년 경력의 ‘영업통’으로 꼽힌다. 업계에서 베테랑 영업 전문가로 통하는 김 대표는 매각 전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7차 매각의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한투는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보험사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투는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교보생명이나 태광그룹 등 기존 보험 사업자들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M&A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며 포화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산 규모와 운용 전략 측면에서 생보사만의 희소성은 존재한다”며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요한 원매자들에게는 공백을 메울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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