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미국의 에너지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산 에너지 수입 길이 막힌 아시아와 유럽이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들이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량은 하루 평균 129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아울러 해운 데이터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아시아 지역으로의 미국산 원유 및 LNG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미국산 에너지 수출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에너지 구매가 막혔기 때문이다. 그간 중동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한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미국산 에너지라도 구매해 부족분을 메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전쟁 이후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정유시설이 중동산 원유에 적합하도록 설계돼 미국산 원유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도 에너지 수출량을 무작정 늘릴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원유 수출 시설들은 원유 선적에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새로운 인프라가 가동될 시점에는 미국산 에너지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