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맞춰 상품 발주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당시 고급 아이스크림과 생활필수품 등의 매출이 반짝 상승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는 노동절부터 시작하는 황금연휴가 포함돼 더욱 기대감이 크다.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지급이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과 전통시장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반면, 사용 불가 업종으로 묶인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는 간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약 2주간 온·오프라인으로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 사용 지역은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된다. 특별시·광역시(세종·제주 포함) 주민은 해당 특별시 또는 광역시에서, 도 지역 주민은 주소지에 해당하는 시·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연 매출액이 30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 등이다. 온라인 쇼핑몰·배달앱, 유흥·사행업종, 환금성 업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마찬가지로 사용 가능 업종으로 묶인 편의점은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며 수요가 높은 먹거리와 생필품을 중심으로 할인을 확대했다.
CU는 소비쿠폰 지급 당시 즉석밥, 라면, 음료 등 생필품 매출이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해 2500여종의 행사 품목을 기획했다. GS25 역시 계란·과일·채소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2500여종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 당시 인기를 끈 고급 아이스크림도 고유가 지원금 관련 행사 품목에 포함시켰다.
지원금은 외식업종에서도 이용 가능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사용처로 포함된다. 배달앱도 배달기사를 직접 만나 가맹점 자체 단말기로 결제하는 경우 지원금을 쓸 수 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앱 메인 화면에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방법을 안내하는 배너를 추가했다. 지원금 사용 방법과 함께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게 목록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배민 앱 내에서 만나서 카드 결제를 통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게 수는 약 24만 곳이다.
요기요도 앱 내 배너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전용 페이지에 접속해 지원금 사용 방법과 인근 현장결제 가능 가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는 낙수 효과에 주목한다. 소상공인 매장에서 지원금을 사용한 후 현금 여력을 확보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마트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6일까지 ‘고래잇 페스타’를 열어 먹거리와 생필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전국 133개 이마트 점포에 입점한 2500여개 임대매장의 35% 수준인 850여개 매장에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하는 고지물을 비치할 계획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소비쿠폰 지급 효과로 편의점 매출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해 7, 8, 9월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2.4%, 15.6%, 1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고유가 지원금은 연 매출 30억원이 기준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유소에서의 사용이 제한된다. 판매가에서 세금 비중이 높아 수익 대비 매출이 훨씬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전국 주유소 1만여곳 중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 곳은 36%에 불과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권역에선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