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투표 가결 무게…비반도체 허탈감·주주 반발 여전

27일 10시 잠정합의안 투표 마감…현재로선 '가결' 우세
성과급 적은 DX 소외감 커져…주주단체 "잠정합의안 위법"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부터)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총파업 직전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에 대한 잠정합의안에 합의했지만 남은 과제와 함께 앞으로의 추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내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성 의견은 우세하지만, 성과급 격차를 둔 사업부 간 갈등이 적지 않은 데다 주주단체에선 주주가 아닌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성과급 수준이 과도하다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태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투표율은 노조별·시간대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약 90%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평균 임금을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별로는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가 7만1235명으로 가장 많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1만953명)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1만2298명)까지 합하면 노조원 수는 총 10만2298명(중복 포함)이다. 성과급 수준이 많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조합원 수가 7만7300여명으로 디바이스경험(DX) 부문(5만1700여명)을 웃돈다. 과반수 참여에 과반수 찬성의 기준을 적용할 때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다만 DX 소속 직원들을 필두로 부결 움직임도 거세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DS 부문 직원들은 약 2억1000만원에서 6억원(세전·연봉 1억 기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같은 DS부문 내에서도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는 흑자 전환이 어려워 보이지만 예상 성과급 수령액은 3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반면 DX 부문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합의안을 두고 사내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DX 노조원의 비중이 큰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래저래 노노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노 갈등의 우려가 있을 순 있겠지만 흑자 사업부엔 그만큼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사업부엔 (성과급을) 좀 더 적게 지급하는 방식이 성과급 본연의 취지에 맞는다”면서 “모든 임직원에게 균등하게 성과급을 준다는 건 무리라서 성과급을 덜 받는 측에선 현 집행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자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찬반투표 부결 시 2026년 교섭은 나머지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면 삼성전자 재파업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다.

 

 사업성과의 많은 부분을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데 대한 주주들의 반발도 크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지난 23일 삼성전자에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회사 측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협약무효 및 이익기반 급여요구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2일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협약무효 및 이익기반 급여요구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주주운동본부는 사업 성과의 처분권은 주주총회에 있다면서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27일 또는 28일 열람을 진행할 예정인데 명부를 확보하는대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현행 정책에는 근로자들이 회사의 영업이익을 나눠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사업 성과의) 12%가 아니라 1%도 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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