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등을 둘러싼 카카오의 노사 갈등이 이번주 최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양측이 간극을 줄이지 못하고 파업으로 귀결된다면 인공지능(AI) 등 회사의 핵심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2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노조 격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2차 조정을 진행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8일 열린 1차 조정에서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상호 합의로 조정 기일을 연장한 바 있다.
시간은 벌었지만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일 노조가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까지 5개 법인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는데 모두 찬성으로 가결된 것이다.
현재 4개 계열사는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본사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가오는 2차 조정 회의가 결렬되고 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공동체 법인의 공동 쟁의권이 마련된다. 그렇게 될 경우 노조가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카카오 노사 갈등의 핵심 원인은 성과급 보상 구조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노조 측은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경영진에게는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직원에게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불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제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산입하느냐를 두고도 입장 차이가 크다. 사측은 RSU를 성과급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성과급과 별개로 다뤄져야 할 몫이라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8일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파업이 발생했을 때 국내 1위 메신저 카카오톡을 포함한 카카오 서비스의 중단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당장 카카오톡 먹통과 같은 극단적인 서비스 중단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IT 플랫폼 산업의 특성상 대부분 시스템이 자동화돼있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 인력과 필수 대기 인력을 투입해 유지보수와 운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우선 카카오가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신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카카오 본사가 추진 중인 카카오톡 내 AI 에이전트 내재화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의 B2B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대규모 전면 파업 전례가 드물었던 IT 업계에서 카카오의 행보는 향후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 다가오는 노사 협상 테이블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