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가 초고령화 시대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요양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국내 생보업계 최초로 요양 시장에 진출한 KB라이프생명은 인프라 확장을 지속하며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계열사 간 연계를 강조하는 KB금융그룹 전략에 맞춰, 은행·보험·요양·인공지능(AI) 돌봄을 연결하는 그룹 시너지의 핵심 축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의 요양 사업 고도화는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KB골든라이프는 서울 강동권 최초의 프리미엄 요양시설인 ‘강동 빌리지’를 개소해 기존 위례, 서초, 은평, 광교에 이어 다섯번째 요양시설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요양시설과 함께 재가노인 데이케어센터 인프라도 운영 중이며, 실버타운인 ‘KB평창카운티’도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아울러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서울 송파구에 정원 350명 규모(연면적 약 1만평)의 ‘KB송파빌리지(가칭)’ 건립을 추진하는 등 중장기적인 네트워크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계열사 간 협업 ‘분주’
최근 금융지주들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관련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간 ‘리딩금융’ 경쟁의 성패가 은행이 아닌 비은행 부문의 성과에서 판가름 나는 추세다.
이에 업계는 KB금융그룹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보험 등 계열사와 연계한 은퇴설계와 자산관리, 여기에 요양과 돌봄 서비스까지 결합해 고령층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계열사 간 협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의 입주 보증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복잡한 상속 절차 없이 사전에 지정한 수익자에게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도록 한 ‘유언대용신탁(입주보증금 반환채권)’ 서비스를 출시하며 KB골든라이프케어와의 연계를 강화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보험·요양·은행 서비스를 결합한 ‘보험-은행 복합점포’ 모델 ‘KB라이프 역삼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보험 진단부터 요양돌봄 상담까지 아우르는 시니어 특화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이 센터는 금융권 최초로 경력 간호사로 구성된 케어 컨설턴트가 상주한다. 재가 돌봄 상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안내, 요양시설 유형별 비교 등 요양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센터’도 함께 운영돼 은퇴 이후 자산관리 등 금융 상담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요양에 로봇 입히는 KB…시니어 케어 표준 제시
통합 인프라 구축에 이어 기술 영역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AI 기술 적용 범위를 물리적 돌봄 영역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EXPO KOREA 2026’ 현장을 직접 찾은 바 있다. KB금융은 행사에서 금융권 최초로 피지컬 AI 기반의 시니어 돌봄 특화 휴머노이드 로봇 ‘젠피(GenP)’를 공개했다. 구글클라우드, 엔비디아, 슈퍼마이크로 등 글로벌 기술기업과 국내 AI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 금융그룹 중 전시관을 마련한 곳은 KB금융이 유일했다.
실제 현장 적용도 본격화되는 단계다. 오는 7월 ‘KB종로평창카운티’에 AI 케어로봇 ‘케비’가 시범 배치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반 소형 로봇으로 시설 내 입주자 안전 관리와 공간 안내, 안부 대화 등의 역할을 맡는다. 업계는 이번 도입을 요양 인프라와 기술 결합의 구체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