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스테이블코인에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돼 가상자산 시장의 전체 거래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거래 종목을 다양화하고 관련 지수를 발표하는 등 가상자산 빙하기에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시장 빙하기에도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쑥’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의 가상자산 보유 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12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예치금 규모도 10조6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국내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 금액은 지난해 1월 기준 2782억원이었으나 올해 2월 말에는 6071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전쟁 등 불안한 대외적 상황이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수요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이블코인 다양화·지수 공동개발로 ‘거래량 방어’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코인원은 ‘스테이블코인 집중 전략’을 본격화했다. 스테이블코인 투자 수요 증대를 예상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먼저 스테이블코인 라인업 다양화에 집중했다.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등 글로벌 수요층이 탄탄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리플사가 발행한 기관용 스테이블코인 리플유에스디(RLUSD)를 국내 거래소 중 처음으로 거래지원을 시작했다. 또 달러 기반 종목 외에도 실물자산(RWA) 연계형인 ‘팍스골드(PAXG)’, 테더골드(XAUT)’도 거래지원 리스트에 추가했다. 현재 코인원 내 스테이블코인 및 RWA 추종 관련 테마 종목은 27개에 달한다.
KIS자산평가와 공동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지수’를 통해 단순 거래 지원을 넘어서 스테이블코인을 기준으로 시장 벤치마크를 제시하는 수준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해당 지수는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성과 시장 동향을 직관적인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 3월부터 KIS자산평가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발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요 스테이블코인인 USDC, USDE, USD1 등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 함께 기간별 거래액에 따라 리워드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스테이블코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장기화되는 가상자산 시장 하락장에서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iM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5년 하반기 대비 44.0% 감소했고, 빗썸은 48.2%, 고팍스는 70.8% 감소했지만 코인원은 거래대금 환급 이벤트와 수수료 무료 정책 영향으로 거래량이 27.8%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