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지형 바꾸는 AI데이터센터] 반도체·통신은 물론 전력·건설까지…뜨는 업종은?

미국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차단기의 모습. 효성중공업 제공
미국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차단기의 모습. 효성중공업 제공

 학업과 업무, 일상생활까지 인공지능(AI)이 밀접하게 침투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AI 열풍은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수요를 급증시켰고, AI가 서비스될 수 있도록 컴퓨터와 전기, 냉각시설 등을 모아놓은 AI 데이터센터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각 국이 AI 주권 확보를 위해 인프라 확충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국내 관련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가시화되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약 1조5870억달러(약 2254조원)로, 지난해보다 10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전력반도체 등 관련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메모리 매출은 약 9600억달러(약 1363조원)로 전년 대비 290% 급증하며 전체 반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전망이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메모리 시장의 성장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이동통신 3사도 본업인 유∙무선 통신을 넘어 기업의 AI 전환(AX)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I 에이전트, AI 콘택트센터(CC), AI 데이터센터 등 사업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왔고, 올해 2분기에는 AX 사업 부문에서 일제히 성장을 거뒀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에 집중하고 있다. 2분기 두 회사의 AI 데이터센터 매출을 보면 SK텔레콤은 1362억원, LG유플러스는 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5%, 28.9% 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발맞춰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법인 SK하이퍼를 설립해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한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수도권 최대 규모인 200㎿(메가와트)급 파주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미국 내 AI 개발 열풍으로 현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성장하고 있어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초고압 송전망과 변압기,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는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현재 미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AI 데이터센터는 4000여개,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인 곳도 3000여개에 달한다. 미 전력연구소(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수요 전력은 올해 국내 전체의 4∼5%에서 2035년 10∼20%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전력기기 3사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298억원에 달했다. 3사의 수주잔고 합계는 약 36조7254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는 급증하는 북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주택경기 둔화 속에 국내 대형 건설회사들도 AI 데이터센터를 새 먹거리로 점 찍고 수주 확대에 발벗고 나섰다. LS증권은 주요 기업들의 증설 목표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준공 실적이 가장 많은 기업은 GS건설로,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하면 총 17개의 데이터센터 준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준공 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현대건설이 1위로 추산된다. GS건설의 경우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기기를 적기에 공급받기 위해 최근 LS일렉트릭과 협력을 약속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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