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단독] 한은, 고환율 방어에 3분기 연속 달러 풀었다…누적 457억달러 투입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17억2000만달러 감소한 440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뉴시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17억2000만달러 감소한 440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뉴시스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최근 3개 분기 동안에만 450억달러 넘게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되자 구두개입은 물론 외환보유액을 직접 투입하는 고강도 실개입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개년 외환당국 외환순거래 내역’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2분기 외환시장에서 총 96억12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총 매수액에서 총 매도액을 뺀 순거래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시장에 매각한 달러가 사들인 달러보다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3개 분기 연속 순매도…누적 457억700만달러 달해

 

외환당국의 달러화 순매도는 3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224억6700만달러, 올해 1분기 136억28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여기에 올해 2분기 매도분 96억1200만달러까지 더하면 최근 3개 분기 동안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쏟아부은 순매도 자금은 총 457억7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통상적인 시장 안정 조치 수준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분기별 평균 순거래액이 -25억9600만달러였던 점과 비교하면 올해 2분기 순매도 규모는 평년 분기 평균 대비 3.7배에 달한다. 글로벌 강달러 기조와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라 환율 상승 압력이 거세지자 외환당국이 총력 방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실개입 기간이 3분기째 이어지면서 방어 장기화에 따른 외환보유액 소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연금 외환스왑 650억달러 가동…실행 잔액은 ‘비공개’

 

외환당국은 현재 외환보유액 직접 매각과 함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을 주요 방어 수단으로 병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이면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 외환당국이 보유 외환을 국민연금에 대여해주고 만기 때 돌려받는 구조다.

 

외환당국은 2022년 10월 국민연금과 100억달러 한도로 처음 체결한 외환스왑 계약을 2023년 4월 350억달러, 2024년 6월 500억달러로 확대한 데 이어 2024년 12월에는 650억달러까지 증액했다. 지난해 말에는 거래 기한을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다만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실제 실행 잔액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외환스왑 잔액 등 상세 내역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개별 기관 거래 정보 노출 우려 등을 감안해 대외적으로 비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 줄었지만…“유동성 양호”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회의에서 “7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1300원대 중후반으로 하락했으며,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한 대외지급능력도 양호한 상태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6 대외부문 평가보고서’에서 “2025년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단기외채의 약 2.4배에 달하고 광범위한 대외충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충분한 외화유동성 완충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4422억80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에는 17억2000만달러 줄어든 440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향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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