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를 접수하고도 확인 절차 없이 허위로 사건을 종결해 실종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현직 경찰관에게 경찰 조직 내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고 공전자기록위작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모(30대) 경장에 대해 파면을 의결했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뉘며, 이 중 파면은 가장 무거운 중징계다. 징계 효력은 당사자에게 통보된 직후 발생하며, 불복할 경우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모(30대) 씨, 7월 2일 박모(60대)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종자와 실제 연락이 닿은 것처럼 시스템에 허위 정보를 입력해 사건을 임의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부 경장의 부실 대응으로 초기 수색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에, 박 씨는 52일 만에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같은 범행은 실종자 가족들이 2차, 3차 신고를 거듭 접수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이후 실시된 경찰 자체 조사 결과,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실종팀에 근무하며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중 25건에서 추가 부적정 처리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달 18일 공전자기록위작 및 동행사, 직무유기,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부 경장을 구속 기소했다.
파면 결정 직후 장 씨 유족 측은 입장을 내고 “징계위의 파면 의결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경찰의 후속 소통 방식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징계위 결과를 유족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서부서 측은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결국 유족들은 이번에도 기사를 보고서야 파면 사실을 접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속 기소된 부 경장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