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경우, 아동수당이 학대자가 아닌 다른 보호자에게 지급되도록 제도와 근거 규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아동수당 현금 지원에 대한 사후 관리 부실, 내년 시행을 앞둔 지역의사제의 준비 부족, 그리고 심각해지는 소아응급진료 공백 문제 등 복지부의 핵심 현안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의 아동수당 확대 방침을 언급하며 현금 지원 위주의 정책이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백 의원은 “현금 지원만으로 국가가 책임을 다했다는 면책증서가 되기는 어렵다”며 “객관적인 위험 신호가 있는 경우 수당이 실제로 아동에게 쓰였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부정 수급 시 이를 환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장관은 “현금 지원과 위기 아동 발굴·지원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지적에 깊이 동의한다”며 “고위험 아동의 수당 지급 대상을 학대자가 아닌 타 보호자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부정 수급액을 효율적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 등 관계 기관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첫 입학생을 맞이하는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는 실무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사회 기반 교육과정의 설계 주체가 불분명하고 현장실습기관 준비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며 “지역의사제가 자칫 ‘10년짜리 공중보건의(공보의)’ 제도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정 장관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및 각 대학 학장들과 협의해 표준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며 “가능한 11월 안, 늦어도 연내에는 교육과정을 확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내년 설치 예정인 8개 권역지역의사지원센터를 통해 실습 네트워크와 교육·근무 기간에 대한 정교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 인력 감소와 의료 공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전 의원은 “전국 431개 응급의료기관 중 24시간 연령·증상 제한 없이 소아 응급진료가 가능한 곳은 13.5%(58개소)에 불과하고, 소아청소년과가 아예 없는 지역도 58곳에 달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장관은 “소아 응급수술이나 소아암 등 난이도 높은 진료 인력이 급감하고 있어 복지부 역시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올해 분과 전문의별 수급 추계와 연계해 학회와 함께 인력 양성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간 의존도가 높은 의료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하고 순환당직제를 활용한 전국 단위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