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변동형’ 비중 57.3%로 쑥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1년 새 크게 확대되며 차주 10명 중 6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고정금리 선택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누적된 대출 잔액에서는 변동금리가 여전히 절반을 웃돌아 향후 시장금리 상승 시 가계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57.3%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53.0%)과 비교해 4.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말 53.2% 수준이었던 변동금리 비중은 올해 1월 53.4%, 3월 54.0%, 5월 55.2%, 7월 56.7% 등으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같은 기간 고정금리 대출 잔액 비중은 47.0%에서 42.7%까지 내려앉았다. 사실상 은행 가계대출 10건 중 6건 가까이가 금리 변동 리스크에 직접 노출된 셈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고정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됐던 초기 금리 메리트가 자리 잡고 있다. 대출 실행 시점의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택하면서 잔액 비중이 누적된 것이다. 최근 들어 은행권의 금리 산정 체계 개편과 우대금리 조정으로 신규 취급액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체결된 거대한 기존 대출 풀(pool)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구조적 특성상 시장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파르게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역시 금리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순수 고정금리 및 장기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공급 확대를 독려하고 정책적 유도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