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재판…‘케이블타이·영상 삭제’ 진술 신빙성 공방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및 증거인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강력팀장의 공판에서 수사팀원의 진술 신빙성을 둘러싸고 공소청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광주지법 형사12단독(이승연 부장판사)은 14일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57) 경감과 팀원 A경사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수사팀원 B순경은 “박 경감의 지시로 차량 수색 영상 등을 두 차례 삭제했다”며 “이후 상급자 연락을 받고 내부 메신저 기록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을 재확보했다”고 증언했다. 복구된 영상에는 박 경감이 차량 조수석에서 포장된 케이블타이 묶음을 다루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박 경감이 당시 케이블타이를 확인하고 한 발언의 진위 여부였다.

 

공소청 측은 B순경이 경찰 조사 당시 “박 경감이 케이블타이를 보고도 ‘못 본 걸로 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으나, 법정 증언에서 발언 내용과 상황에 대한 기억이 왜곡·축소된 점을 집중 추궁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수사 과정에서의 심리적 압박으로 인한 ‘기억 왜곡’ 가능성을 적극 제기했다. 변호인 측은 “초기 조사 진술은 처벌 우려와 압박감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수사 초기에는 케이블타이를 범행 도구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부실수사 논란 이후 사후적 판단이 개입하면서 당시의 실제 인식과 사후 기억이 섞였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화물차 블랙박스 관련 수사보고서를 제시하며, 케이블타이에 대한 수사팀의 초기 인식과 이후 진술 사이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한편 ‘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된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후에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장윤기 씨의 부친과 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