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국민·신한·하나·외환·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 기준 1인당 생산성을 비교해본 결과 국민은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환은행은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아 하나금융지주가 ‘알짜 은행’을 인수했음을 실감하게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6개 주요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9조1506억원이다.
6개 은행의 총 직원 수는 7만8442명이므로 순이익 기준 1인당 생산성은 1억1700만원이 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9166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은행(1조8909억원), 우리은행(1조7308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1037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직원 수는 역시 2만1696명의 국민은행이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로 1만4999명의 우리은행과 1만4329명의 신한은행이 비슷했다.
7627명의 외환은행 직원 수가 제일 적었다.
반면 1인당 생산성은 직원 수가 적은 외환은행이 1억9000만원으로 6개 은행 중 1위를 기록, 높은 효율성을 자랑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가의 주요 은행을 주가와 공식 서류까지 조작해가며 외국계 사모펀드에 ‘헐값 매각’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쯤 외환은행은 글로벌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1억42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신한은행(1억3200만원)까지 평균보다 높았다. 우리은행(1억1500만원)과 하나은행(1억1300만원)은 평균에 살짝 못 미쳤다.
국민은행은 1인당 생산성 7100만원으로 6개 은행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위인 외환은행과 비교하면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치다.
이는 국민은행의 직원 수가 타행에 비해 훨씬 많은 데 비해 당기순이익은 그만한 차이를 내지 못한 탓이다.
지난 2008년 1인당 생산성이 매우 낮았던 우리은행(1569만원)과 하나은행(4603만원)이 3년 사이 인력효율성을 크게 높인 반면 국민은행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이다.
이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평소 “주택은행 인수 후 덩치가 너무 커졌다.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역설하는 인력 효율화에 힘을 실어주는 듯하다.
하지만 국민은행 직원들은 “현실과 맞지 않는 탁상공론”이라고 반박한다.
국민은행 직원 K(남.42세)는 “국민은행은 시초부터 개인금융의 비중이 매우 높은 은행”이라며 “개인금융의 특성상 프라이빗뱅커(PB) 등 인력 수요는 높은 데 반해 개개인이 다루는 돈의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그 점을 배제한 채 1인당 생산성만을 논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민은행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주사 회장의 부당한 경영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