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맞은 주류株, 주정업체 웃는데 대장주는 '울상'…왜?

진로발효 등 주정업체 주가 '양호'
대장주 '하이트진로', 배당 이슈에 주가 하락세

망년회와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집중되는 연말을 맞아 주류주(株)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진로발효가 최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정업체의 주가는 양호한 반면, 주류업종의 대장주인 하이트진로는 배당 이슈 속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류주 내(內) 주가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 '12월은 소주 출하 급증 시기'…주정업체 주목!

12월은 망년회와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집중되는 탓에 소주 출하량이 급증하는 시기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가격인상 이슈가 있었던 지난해 12월을 제외한 2009~2011년까지 매년 12월에는 소주 출하량이 급증했다. 
 


추위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하는 맥주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소주의 원료로 사용되는 주정 생산량은 소주의 출고량과 비례한다"며 "지난해에는 가격인상을 앞두고 가수요가 발생해 9월부터 11월까지 먼저 주정 출고량이 급증했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3년 출고량을 살펴보면 주정 출고량이 감소하는 추세였더라도 12월에는 다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소주업체와 소주의 원료로 사용되는 주정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곤 한다.

소주매출 비중이 높은 소주업체로는 무학이, 소주원료인 주정을 생산하는 주정업체로는 진로발효, 풍국주정, MH에탄올, 한국알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진로발효는 최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상승세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로발효는 지난 8월 월간 종가기준으로 1.89% 오른 데 이어 지난달(+13.32%)까지 4개월 연속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이달 들어 지난 4일에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풍국주정도 지난달 11.90%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 약 6% 상승 중이고, 지난 12일부터 전일(17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소주매출 비중이 높은 무학 역시 주가 상승세다.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완만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무학은 이달 들어 약 2% 상승 중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곡물가격 하락 등의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면이 크다.

박 연구원은 "주정업체들은 원료 매입부터 제품 판매까지 대한주정협회를 통해 공동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이 유지된다"며 "최근 곡물가격 하락과 원달러 하락으로 원자재 구입 부담이 낮아지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장주' 하이트진로, 배당 이슈에 '울상'

반면, 이들과 달리 국내 주류업종의 '대장주'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최근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10월(-4.75%)을 시작으로 이달 현재(약 -12%)까지 3개월 연속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우기까지 했다.

이 같은 부진의 배경에는 내수경기 부진으로 전체적인 맥주 소비량이 지난해 대비 줄어든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배당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1일 하이트진로 그룹은 공시를 통해 하이트홀딩스가 보유한 하이트진로산업(맥주/소주병 제조, 상표 인쇄)과 하이트진로가 보유한 진로소주(일본 판매용 소주 생산) 지분 교환 거래 결정을 밝혔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하이트진로에 단기 이익 및 배당 하락 가능성의 우려가 있다"며 "우선 진로소주에 비해 하이트진로산업의 이익 창출력이 낮기 때문에, 이 거래로 내년 하이트진로의 연결 영업이익은 약 5.4%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또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이자비용 및 운영 자금으로 쓰일 배당수익 재원이 추가로 확보돼 하이트진로가 무리하게 고배당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배당금 축소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내년 주류소비 회복 속 개선 기대…안정적 배당 정책 노력도 필요

하지만 이 같은 이슈는 내년 주류소비 회복 및 시장점유율(M/S) 상승과 함께 해소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소비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며 "전체 주류소비 회복에 따른 관련업체의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 부진은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판매부진과 M/S 정체 등의 영향이 악재로 작용한 점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만, 내년은 신제품 효과 및 통합 영업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M/S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 맥주와 소주의 M/S는 각각 44%, 50%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정적 배당 정책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안정적 배당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인력 및 자산 효율화를 통해 이익 창출 능력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권준상 세계파이낸스 기자 kjs@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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