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기획] 해외서 飛上 노리는 금융권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집중 공략…국가별 다양한 현지화 전략 구사
아직 걸음마 단계…검증된 수익 모델 수립 및 네트워크 확충 절실

그래픽 = 권소화 기자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금융사들이 동남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 위주로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은행들의 수익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를 견디다 못해 점포 통폐합 및 희망퇴직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이 대폭 감소했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좀처럼 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다 넓은 시장, 해외시장의 개척은 선택이 아닌 생존 필수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회사들이 하나둘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사들 대부분 진출 이후 시장 안착에 최소 10년 이상이 걸렸다는 점에서 향후 철저한 현지 조사작업 및 세부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경제지 세계파이낸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금융사들의 움직임과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집중 점검한다.

국내 은행들은 이미 진출한 국내기업 또는 해외교포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 현지 주민 직접 공략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익구조와 해외 네트워크 확충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현지 전문인력 확보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 신흥시장 위주로 집중 진출…향후 성장성 노려 

신한·KB·하나·농협금융그룹과 우리·기업은행 등 6개 주요 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 수는 총 557개다. 현지법인 90개, 지점 58개, 현지사무소 36개 등이다.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수가 208개(18개국)로 가장 많다. 아직 해외진출이 미약한 농협금융이 11개로 제일 적다. 

지난해 해외에서 거둔 당기순이익은 하나금융 약 2066억원, 신한금융 약 1619억원, 우리은행 약 1224억원 등이다. 

특히 금융그룹들은 동남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 위주로 적극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한금융 산하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마닐라지점과 두바이지점을 열었다. 신한카드도 같은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2월 베트남 현지법인을 출범시켰으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KB금융은 중국,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해외 네트워크가 집중돼 있다. 하나금융 역시 중국과 동남아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으며, 동남아, 중남미, 동유럽 등을 주요 신규  진출 지역으로 잡았다.  

우리은행은 208개의 해외 네트워크 중 131개가 인도네시아다. 진출 예정지역은 멕시코, 폴란드, 이란 등이다. 기업은행은 중국 네트워크가 제일 많고, 미얀마에 지점 개설을 노리 고 있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이 신흥시장을 주로 노리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진출 지역의 성장성이 높아야 향후 기대수익도 올라간다”며 “특히 동남아는 문화적 으로도 한국과 비슷해 최선호지역”이라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 본사 전경
◇ 현지 특화 전략 구사…외화예금 수취 등 현지인 영업 강화

금융그룹의 해외진출 키워드는 ‘현지화’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해외 현峙萱括犬?지점이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외화예금을 수취하는 등 현지인 대상 영업이 활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지인을 다수 고용하고, 글로벌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현지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그룹들은 현지의 사정에 맞춰 특화된 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신한금융은 홍콩에서 신한은행, CIB,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 등과 함께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또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베트남에서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 산하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주택건설개발은행(CHDB)에게 주택금융 및 IT 노하우 전수를 계기로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지난 2월 KB캐피탈과 KB국민카드는 라오스 현지기업 코라오홀딩스와 합작리스회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현지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금융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통합시너지를 살린 은행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동남아 및 중화권역 중심으로는 마이크로파이낸스, 소비자금융, 보험 등 비은행 금융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국가들에서 아직 은행업이 성숙되지 않은 점에 착안해 마이크로파이낸스,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비은행업을 중심으로 진출작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난 2014년 7월 캄보디아의 MFI 말리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얀마에도 MFI를 신설했다. 필리핀에서는 올해 상반기 안에 저축은행을 인수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농협만의 장점을 살려 한국농어촌공사 등 국내 정책기관과 및 현지 농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농어촌공사 공동 보조를 통해 소매금융과 농업금융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지난 1월에는 중국 공소그룹과, 3월에는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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