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피한 불운의 숫자 '9', 삼성은 사용한다?

갤럭시S9의 유출사진. 출처:유튜브 캡처
애플이 올해 선보인 스마트폰을 눈여겨 본 사람들은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아이폰8과 아이폰X(텐)에서  아이폰9을 찾을 수 없다. 숫자 9가 빠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용 운영체계(OS) 윈도우도 마찬가지다. 윈도우7에서 8까지는 나왔는데 윈도우9는 빼먹고 윈도우10으로 건너뛰었다.

이렇게 9라는 숫자를 기피하는 이유는 지난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911테러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외신 및 업계의 분석이다.

테러 당시 미국 뉴욕 무역센터빌딩과 워싱턴 국방부빌딩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면서 9라는 숫자가 마이너스 심벌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 9라는 숫자를 기피하는 삼라가 확산되면서 첨단 신제품을 계속 개발해서 선보이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웬만하면 9를 피하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이 100만원을 훌쩍 넘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9를 피한 것은 섬세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내년초 갤럭시S9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결전장인 미국에서 9라는 숫자에 대한 기피심리가 있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는 삼성전자가 왜 하필 불운의 숫자 9를 붙이려하는 것일까.

그것도 그 이후 프리미엄급 접이형 스마트폰 갤럭시X(텐)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초 제품에서 9라는 숫자를 빼기도 어려워 보인다. 접이형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는데 애플이 잘 마련해놓은 심볼 X(텐)을 연초 내놓을 크게 혁신적이지 않은 제품에 적용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연초 내놓을 제품에 미리 11이라는 숫자를 붙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국기업들과는 달리 9라는 숫자를 굳이 피할 없는 이유도 있다. 9라는 숫자가 행운으로 인식되는 문화권도 있기 땨문이다.

중국에서는 9의 발음이 ‘영원’이라는 뜻을 가진 영구(永久)의 발음과 유사해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부(富)와 발음이 비슷한 숫자 8과 함께 가장  사랑을 받는 숫자이다. 화교가 상당수 포진한 아세안도 비슷한 분위기이다. 인도의 경우도 9는 행운의 숫자로 여겨지고 있고 유럽과 아랍권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삼성전자로서는 연초 갤럭시S9을 내놓을 때 미국 출시 제품만 이름을 바꾸거나 출시하지 않으면 그만인 셈이다.

아직은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기 전이지만 과연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이라는 이름을 쓰게 될지 여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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