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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에코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직방의 광고모델로 선정된 배우 이동욱, 사진=직방 |
부동산 온·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방은 매년 다른 광고모델을 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정 회사처럼 한 명의 모델을 일정기간 등장시키기 보다 너무 자주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체하는 빈도가 높다.
광고 초기 브랜드와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이후에는 신뢰도 쌓기에 비중을 뒀고, 최근에는 원룸과 아파트 등 사업 확장에 걸맞게 각기 사업영역을 부각시키는 투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바꿨다.
최근에는 유튜브, 네이버 TV 등에 동영상 콘텐츠를 노출하며 1인미디어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이같이 기민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직방의 광고·마케팅 전략의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같은 전략이 향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등을 살펴본다.
◇ 매년 다른 메시지를 담은 광고모델
2013년 설립된 직방은 2015년 첫 광고 모델로 배우 주원을 발탁했다. 배우 주원이 직방의 주요 타겟층인 2030 싱글 남녀들에게 인지도가 있을 뿐 아니라 세련된 오피스텔에 사는 '도시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관계자들에게도 어느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직방'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도 필요했다. 때문에 직방은 '방 구할 때 직방이 직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직방이라는 단어 자체를 각인시키는데 주력했다.
주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름과 인지도를 알리기 시작한 직방이 이듬해 선택한 광고모델은 배우 송승헌이다.
배우 송승헌을 통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도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송승헌이 연예계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커다란 스캔들 없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필준 직방 마케팅팀 이사는 "송승헌씨가 20여년동안 톱스타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특별한 스캔들없이 한결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공인중개사들과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7년에는 혼성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이돌그룹 AOA의 설현과 배우 서강준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을 찾는 모습을 연출하며 젊은 계층을 공략했다. 예를 들면 자취방에서 과자를 먹으며 휴대폰으로 방을 찾아보는 모습이나 한 쇼파에 서로 기대어 앉아 방을 구하는 모습 등이다.
김 이사는 "설현과 서강준이라는 대중들에게 인지도 높은 광고모델을 통해 방을 구하러 다닐 때의 '설렘'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슬로건도 바뀌었다. '방 구할 때 직방이 직방'이라는 슬로건에서 2016년 6월부터는 아파트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부동산은 직방부터'라는 문구로 수정했다.
기존에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원·투룸이나 오피스텔 정보를 제공해왔으나 아파트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면서 소비자 타겟층 또한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원룸 수요자와 아파트 수요자는 연령이나 성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이사는 "타겟층이 확대되면서 원룸 이용자와 아파트 이용자 사이 연령층과 성향 등 간극이 커 고민이 많았다"며 "고민 끝에 두 계층을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 마케팅을 지속하겠다고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배우 이동욱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원룸, 오피스텔 수요층 외에 아파트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 구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에서 변신이 필요했다.
이동욱은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남성들 보다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동욱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연기를 하며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김 이사는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주축으로 자리잡은 세대가 바로 에코세대, 즉 적게는 20대 후반부터 30, 40대까지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세대는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주도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고 이미지가 좋은 이동욱씨를 올해 광고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동영상·웹툰 콘텐츠 제작…1인 미디어 시장 공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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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의 웹드라마 '내집의 온도'와 영화 범죄도시 패러디물 '직방도시', 사진=직방 |
매년 다른 광고 모델로 다른 메세지를 주는 것과 동시에 최근에는 짧은 시간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스낵컬쳐'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는 직방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콘텐츠를 활용해 친숙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선보인 인터뷰 형식의 동영상 '직터뷰'는 10분 남짓한 분량으로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주제를 다뤘다. 주로 아파트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며 같은 서울인데 왜 우리 아파트값만 안 오를까?,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전망 등의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다.
지난해부터는 2030세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웹드라마를 3편 제작했다.
지난해 '타고난장사충'이라는 웹드라마를 처음에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영화 범죄도시의 패러디물인 '직방도시'와 연애와 관련된 소재를 다룬 '내집의 온도'를 만들었다. 모두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소재를 사용해 공감을 얻으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쓸수 있는 가벼운 욕설 등은 일반 웹드라마처럼 '삐-'처리를 통해 삽입하기도 했다.
내집의 온도에서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주제다. 5년차 커플이 결혼 준비중 헤어진 이유, 내가 헤어진 전남친에게 먼저 연락한 이유 등이다.
직방도시의 경우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패러디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려 했다. 예를 들면 극 중 연변 사투리를 활용한 '니 그집 어디서 구했니', '니 내가 우습게 보이니' 등이다. 주인공으로 등장안 유세윤의 경우 영화 범죄도시의 분장을 그대로 재연했다.
김 이사는 "웹드라마는 브랜드의 콘셉트와 서비스를 스토리에 어색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고 브랜드의 주요 서비스에 대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아낼 수 있다"며 "특히 집을 구하는 과정은 우리 삶 속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직방을 드라마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원룸·아파트 이용자 개별 마케팅 지속…허위매물 신뢰도 회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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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허위매물관리 지도, 사진=직방 |
직방은 앞으로 원룸 이용자와 아파트 이용자를 각기 공략하는 '투트랙 마케팅' 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는 "원룸 타깃의 브랜드 마케팅으로는 부동산 꿀팁, 실생활 꿀팁 등을 전달하면서 직방을 알리고 웹드라마와 웹툰으로 공감과 재미를 이끌고 아파트 타겟으로는 다양한 주거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방만의 마케팅이 효과를 거둘지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지만 허위매물에 관한 비판적인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허위매물 논란과 관련된 이미지 개선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직방 측도 허위매물과 관련한 비난여론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언주 직방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직방은 그 어떤 서비스 보다 강도 높은 기준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허위매물을 관리하고 있다"며 "수시로 변하는 매물정보를 실시간 확인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지만 회원 중개사와 함께 허위매물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방 이용자가 허위매물로 인해 헛걸음 했을 때 보상해주는 헛걸음보상제를 5년째 실시하는 등 이용자 만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방 자체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허위매물 관련 신고건수가 약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올해부터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의 관리 지역을 확장하고 모니터링 빈도수도 더 높이고 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개인별 이력 관리를 실시해 악성 중개사의 편법 이용도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