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페이 수수료 대납 계속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카드업계

7개 카드사, 대납 중단시 여론 뭇매 우려에 눈치 싸움 치열
이달말 예정된 비자 공정위 조사결과 본뒤 대응에 나서기로

카드업계가 중국 은련카드(유니온페이) 수수료 대납 지속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해외결제수수료는 고객이 해외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내는 수수료로 고객부담이 원칙이다. 하지만 2016년 12월 유니온페이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이후부터 카드사들은 이를 모두 부담해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해외결제수수료 대납 중단을 원하고 있지만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NH농협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지난해 소비자들이 해외 수수료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약관변경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지만 현재까지도 소비자를 대신해 유니온페이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2005년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외결제브랜드사인 비자·마스터카드와의 점유율 경쟁을 위해 해외결제수수료를 면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누적 발급카드 수가 2900만장을 넘어서는 등 유니온페이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2016년 12월 그간 면제해줬던 수수료율에 인상된 수수료율을 더한 0.8%의 해외결제수수료율을 부과했다. 현재는 하나카드를 제외한 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우리·비씨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가 해외결제수수료 0.8%를 모두 대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카드만 인상분 0.2%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고객이 부담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1개월간의 공지기간만 거치면 수수료 부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고객 입장에선 '내지 않아도 될 수수료를 부담하게 됐다'는 부정적 인식을 의식해 지금까지 수수료를 대납해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유니온페이의 해외결제수수료 뿐만 아니라 지난해 1월부터 인상된 비자카드의 해외결제수수료 인상분도 부담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해외 결제시장서 우월적 지위를 지닌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수수료율을 1.0%에서 1.1%로 인상 후 통보한 규약이 원천적으로 불공정하다며 지난 2016년 10월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공정위 제소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선 비자카드의 공정위 결과가 나오면 유니온페이 결제 수수료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결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니온페이 해외결제 수수료 관련 공정위 제소는 따로 하지 않고 비자 공정위 결과를 보고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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