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사전피임약 시장 지각변동 '예고'…시장 판도 바뀔까?

종근당, 알보젠코리아 ‘머시론’ 국내 유통 계약 체결
유한양행, '센스데이'로 사전피임약 시장 공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김민지 기자] 종근당이 국내 사전피임약 시장 1위 제품인 '머시론'의 새로운 유통·판매처로 결정되면서 향후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임약은 크게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약으로 알려진 응급 피임약 두 종류로 나뉜다. 사전피임약은 피임 효과 외에도 생리 주기 조절을 위해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사전피임약 시장 규모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포함해 약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먹는 형태의 피임약 중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은 '머시론'이다. 이 제품은 지난 1992년 국내에 첫 출시됐다. 단일 품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머시론'을 품은 종근당의 가세로 그동안 주춤했던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사진=종근당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알보젠코리아와 국내 판매량 1위 초저용량 경구피임약 '머시론'에 대한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머시론'은 계약 체결 이후 7월 1일부터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전국의 약국과 도매상에 공급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종근당은 국내에서 머시론을 독점 유통하며 약국에서 영업, 마케팅 활동을 담당하게 됐다. 알보젠코리아는 머시론의 허가와 수입, 마케팅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종근당은 여성질환 치료제 라인을 강화하게 됐다.

종근당은 생리통 진통제 ‘펜잘’ 뿐만 아니라 생리전증후군 치료제 ‘프리페민’, 빈혈 치료제 ‘볼그레’, 임산부 영양제 ‘고운자임맘’ 등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전국적인 약국 영업 인력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높은 판매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는 머시론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게 돼 기쁘다"면서 "종근당이 여성 건강 제품 시장에서 확보한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머시론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도 자체개발 복제약 '센스데이'로 사전피임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데소게스트렐 성분의 3세대 피임약 '센스데이'를 공식 출시했다. 센스데이는 지난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제품이다.

그동안 유한양행은 알보젠코리아의 '머시론'을 유통하고 있어 복제약을 출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머시론 유통·판매에 관한 계약이 지난 5월 종료되면서 허가 이후 약 2년 만에 센스데이를 출시하게 됐다.

유한양행 측은 그동안 '머시론'을 유통하며 쌓아 온 영업력에 '센스데이'의 강점을 결합해 사전 피임약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머시론을 지난 2005년부터 유통·판매해오며 주요 제품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유한양행은 복용 편의성을 센스데이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허가받은 동일 성분의 사전피임약 중 알약 크기가 작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사전피임약은 기존 대형 품목이 자리 잡고 있어 치열한 시장"이라며 "유한양행이 가진 강점과 새로운 광고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약품 역시 새로운 사전피임약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현대약품은 다양한 여성전용 의약품 라인과 여성 질환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았다.

지난 2016년 2세대 피임약인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사전피임약 ‘라니아’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데소게스트렐 성분의 3세대 피임약 ‘보니타’도 선보였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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