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과거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권혁세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DG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됐다. 최 전 금감원장은 퇴임 후 주요 기업과 공익재단 등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이 있지만 상장사 사외이사를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DGB금융지주는 오는 26일 대구시 칠성동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 전 원장을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을 확정한다.
DGB금융은 최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결의했다. DGB금융 사추위는 서인덕 영남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조선호 금융감독원 신용회복위원회 사무국장, 이담 법무법인 어울림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상엽 CBRE코리아 인사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됐다.
1956년 생인 권 전 원장은 대구 경북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밴더필트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행정고시 23기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근수 전 여신금융협회장 등과 동기다. 금융 밖 분야로 눈을 돌리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 윤영선 전 관세청장 등도 권 전 원장과 행시 합격 시기가 같다.
권 전 원장은 1980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에서 공직업무를 시작한 이래 국세청과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 이어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지냈다. 이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 2011년 3월 금감원 제 8대 원장에 취임해 약 2년 간 재직했다. 관료시절의 대부분을 경제·금융 분야에서 보냈다. 퇴임 후엔 서울대·대구가톨릭대·숙명여대·단국대 등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국회 입성엔 실패했다. 지난 2016년엔 성남분당갑에 제 20대 총선거에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이후 분당갑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이듬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전 원장이 기업 사외이사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1년 간 현대삼호중공업 사외이사를 지냈다. 현대커머셜, 무궁화신탁에서도 사외이사를 맡았고, 현재 KB금융공익재단·농협중앙회 사외이사 및 현대카드 경영자문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DGB금융이 고위 경제 관료 출신인 권 전 원장을 영입한 걸 두고 ‘방패막이’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DGB금융 측은 “권 전 원장의 사외이사 선임은 외부 서치펌(Search firm)등을 통해 추천받아 진행한 사안”이라며 “최고의 금융리스크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DGB금융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성동 행정공제회 사업담당 부이사장(CIO)을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이 부이사장은 태광투자신탁운용 대표, 흥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전무, 흥국생명보험 자산운용총괄 전무를 지냈다. 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인 이담 법무법인 어울림 대표변호사는 2년 간 재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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