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진단키트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일 검사량이 많고,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내 진단업체들이 주목을 받게 됐다”고 분석한다.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진단키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화학합성(케미칼) 의약품에 이어 진단키트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3월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항체 치료제와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은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도 15~20분이면 충분해 현장에서 바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른 국내 진단키트업체의 일반적 제품은 대부분 5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셀트리온 측은 “진단키트 개발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현재 6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단키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 직접 판매 체제를 갖춘 만큼, 진단키트 판매를 경쟁업체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은 지난 1월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다. 한 달 만인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현재까지 씨젠의 진단키트는 전세계 60여 개국에서 누적 1000만 테스트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국내 진단키트 업체 중 최대 규모 실적이다.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꾸준히 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현재 주당 300만 테스트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국에는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등이 포함돼 있다. 중동,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와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공급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역대 최대 성과를 올렸다.
지난 1분기 연결 매출액은 817억71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7.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97억5400만원으로 584.3% 늘어났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224억2300만원) 벌어들인 것보다도 많았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씨젠의 진단키트 수출금액은 5336만달러(약 655억원)로 전년대비 1297% 증가했으며 급등한 3월과 비교했을 때에도 약 148%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선 연구원은 “2분기의 시작인 4월 급등한 진단키트 수출금액으로 인해 5월과 6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진단키트 업체 수젠텍은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와 모로코, 스페인으로부터 잇달아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 공급계약에 성공했다. 4개국 공급 물량은 총 300억원 규모다.
특히 스페인 정부로부터 수주한 57억원은 지금까지 수젠텍이 수주한 단일 공급 계약 가운데 사상 최고 금액이다. 스페인 정부는 수젠텍의 생산상황을 고려해 1차로 57억원 규모의 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한 데 이어 추가 공급을 요청한 상태다.
수젠텍 관계자는 “중국산 진단키트가 문제된 직후 스페인 정부가 스페인 한국대사관과 코트라를 통해 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해 샘플 제품을 공급, 지난 2주간 스페인 정부 연구기관 3곳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정확도와 품질을 검증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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