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어지럼증은 주위 사물이 정지해있는데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증상을 일컫는다. 어지럼증은 두통과 함께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원인이 다양하고 치료도 쉽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2015년 76만3441명에서 2019년 95만 951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뇌종양 등 머리에서 나타나는 중추성 어지럼증, 귀속의 내림프액 압력이 증가해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등이 꼽힌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로 ‘담적병’을 꼽는다. 어지럼증 증상과 함께 복부팽만감, 만성소화불량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된다면 의심할 수 있다.
담적병은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으로도 불린다. 이는 소화되지 못한 음식 찌꺼기가 위장 안에서 정체되며 부패한 독소인 담음(痰飮)이 위장 외벽에 쌓이는 담적(痰積)이 원인이 된다.
담적 독소는 만성소화불량, 목 이물감, 가슴쓰림,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등 다양한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이뿐 아니다. 수분대사과정이 원활치 않아 담적 독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담적 독소가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퍼져 두통, 어지럼증, 만성피로 증상, 수족냉증, 이명 등 다양한 전신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박지영 부천 으뜸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은 “담적병은 어지럼증뿐 아니라 긴장, 불안감, 우울증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이는 위장기능성 질환이므로 내시경, 초음파 같은 영상검사에서는 진단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담적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선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게 만져지고, 평소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또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차거나, 양치를 해도 입냄새가 심하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될 수 있다.
신경계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머리가 무겁고 원인 모를 두통이 잦거나,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거나,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귀가 울리는 느낌이 든다면 의심할 수 있다.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밖에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거나, 늘 손발이 시리고 차가운 느낌이 들 수 있다. 잠잘 때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며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비뇨생식계 이상도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은 냉대하가 늘어나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이들 증상에서 5가지 항목 이상에 해당한다면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박 원장은 “담적 생성의 주원인은 생활습관에 있다”며 “평소 정해진 시간에 30분 이상 천천히 식사하고, 야식과 술을 피하며, 적어도 주 3회는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에 나서는 등 생활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단 “식사 직후 운동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어도 밥을 먹고 2시간 이후에 운동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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