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열풍…동학개미들의 최선호주는

개인 투자자들이 올들어 애플, 마이크로스프트, 알파벳(구글) 주식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포진된 ‘미국 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만 139만건을 거래하면서 55억달러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억6000만달러(44.0%) 늘어난 5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7월(61억6000만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미들이 투자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42개가 미국 주식으로 집계됐다. 최근 미국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지수는 29.01포인트(0.29%) 상승한 9953.75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10,002.50까지 고점을 높이며 사상 처음으로 1만선을 상향 돌파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대표 성장주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 마이크로스프트, 알파벳(구글) 주식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나스닥지수에서 FANGMAN(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이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7개 대표 성장주 비중은 2016년 28%에서 현재 42%까지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달에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입했다. 테슬라는 미국 성장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코로나19 폭락장(3월 19일) 이후 145.19% 주가가 뛰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전 세계 증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투자 기회가 많다고 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 주식에 적극 투자하는 모양새다.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에 대한 배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ETF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에는 삼성전자 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우량 종목이 제한적”이라며 “아마존, 애플, 알파벳 등 선택지가 많은 미국 시장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약세에 본격적으로 접어들 기미가 보인 올 2월 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어났다”며 “국내 주식 손실액을 미국 대형주 투자로 만회한 사례가 많기에 향후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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