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車·금융업계까지…한국판 뉴딜에 기업들 가세

네이버·현대차·KT·SKT·신한금융그룹 등 참여
국비 ‘마중물’격…민간투자, 성공여부 가를 ‘키’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린 뉴딜’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정부가 내놓은 ‘한국판 뉴딜’ 청사진에 따라 네이버, 현대·기아차, KT, SK텔레콤, 신한금융그룹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각각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를 3대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투자 및 제도 개선을 약속함에 따라 민간기업들이 투자로 화답하는 모습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여년간 축적해온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금융데이터도 금융데이터 거래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중 ‘데이터 댐’ 사업과 연결된다. 해당 사업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공공데이터 14만개를 공개해 일종의 ‘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민간에서 해당 데이터들을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린 뉴딜’의 대표주자인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까지 전기차를 23종 선보이는 한편, 전기차 100만대 판매·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를 달릴 수 있을 만큼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 LG, SK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계획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배터리 3사와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특화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배터리 안전진단 서비스를 우선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가 GS칼텍스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동안 주행·충전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LG화학의 빅데이터·배터리 서비스 알고리즘이 배터리 현재 상태와 위험성을 분석한다. 양사는 2021년까지 실증 사업을 완료하고, 국내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며 2022년부터는 해외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최근 수자원공사와 손을 잡았다. 스마트 상수도 운영관리 사업 협력과 수도 데이터 기반의 물 복지 향상이 주된 목표다. 

 

 사회적 약자의 수도 사용량과 사용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통화 이력과 데이터 사용량 등을 결합해 돌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연구될 예정이다.

 

KT가 한국판 뉴딜의 ‘SOC 디지털화’ 사업 협력을 위해 하남시에 ‘KT 기가세이프 SOC’ 솔루션을 구축했다. 사진은 KT와 하남시 직원들이 하남시청 관제실에서 시설물 안전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KT는 이달 초 내부에 한국판 뉴딜 협력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가 KT의 집중 관심 분야다.

 

 KT가 제시한 ‘KT 기가세이프 SOC’는 KT 광케이블과 센서로 노후 시설물의 붕괴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관제하는 인프라형 시설안전·재난대응 솔루션이다. 시설계측 관제와 누수·누출 탐지, 지능형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신한금융그룹은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한 대출·투자에 20조원의 자금을 배정해뒀다. 이른바 ‘네오(N.E.O.; New Economic growth supporting Operations) 프로젝트’로 쉽게 말해 신 경제성장 지원 사업이다.

 

 신한금융은 데이터, 디지털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친환경 등 미래 유망산업 관련 창업·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한편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은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뉴딜에 58조2000억원, 그린 뉴딜에 73조4000억원, 고용 안전망 강화에 28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투입 자금 조달은 국비가 11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민간이 나서는 부분(20조7000억원)과 지방자치단체 투자분(25조2000억원)도 만만치 않다. 국비는 마중물인 격이고, 결국 민간의 투자가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향후 한국판 뉴딜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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