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미중갈등에 금시세 최고가…온스당 2천달러 돌파 유력

국내 금 시세가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출처=연합뉴스

 

 

[임정빈 선임기자]국내 금시세가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국제 금 시세도 9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사상최고가 및 온스당 2000달러 돌파가 유력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 격화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 가격은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장중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9분 현재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73% 오른 7만6700원에 거래되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장중 최고가는 지난 24일 기록한 7만3천940원이었다.

 

국제 금시세는 8월 인도 금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보다 온스당 0.4%(7.50달러) 오른 1897.50달러로 마감, 지난 2011년 8월 22일 온스당 1891.90달러 최고치 기록을 넘어섰다.

 

국제 금시세는 사상최고가에 1.5%를 남겨놓은 가운데 급등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ICE

시장전문가들은 국제 금 시세가 이번 주 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돌파하며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사상최고치는 지난 2011년 9월의 온스당 1920.30달러여서 1.5% 정도의 상승분만 남겨놓고 있다.

 

금시세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신규확산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데다 미중관계가 상호 총영사관 폐쇄 조치를 단행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현재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은 1640만5194명으로 16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도 65만1674명에 이르고 있다.

 

미중 상황을 봐도 미국이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을 폐쇄한데 이어, 중국이 청두 미국총영사관 폐쇄 명령을 내리며 양국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의 조기 게로 자산담당전무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풀고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은 조기에 찾기는 어렵다”며 “금과 은 시세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씽크마켓의 나임 애슬럼 수석 연구원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금 시세가 앞으로 추가 반등할지 여부는 대량 거래가 일어날 이번 주가 기로가 될 것”이라며 “2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가 금 시세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지(誌) 포브스를 통해 전망했다.

 

이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막대한 돈을 풀면서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주요 통화 가치에 대한 헤지수단인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대규모 자금이 금으로 몰려들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도 경제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금 시세가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미중 간의 갈등 등 지정학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금 시세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제기된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연초부터 금 시세가 꽤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 시세가 온스당 20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높지만 그동안 너무 올라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금 시세가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금과 관련한 파생상품이나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금 시세 동향과는 다른 측면이 있어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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