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빅딜' 잇달아 성사…"M&A 속도 낸다"

GC-스페인 그리폴스, 5520억원 규모 초대형 빅딜 단행
셀트리온, 창사 이후 첫 대형 M&A…'글로벌 빅파마' 첫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최근 해외 기업과 사업부문 인수·매각 계약 체결을 통한 ‘빅딜’을 단행하고 있다. 

 

이는 사업일원화와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택함에 따라 이런 빅딜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홀딩스)와 세계 최대 혈액제제 회사인 스페인 그리폴스는 최근 GC 북미 혈액제제 계열사의 매각·인수를 통해 사업부문 ‘빅딜’을 단행했다. 

 

GC의 혈액제제 북미 생산 법인인 GCBT와 미국 혈액원 사업부문인 GCAM 지분 100%를 그리폴스에 넘기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양수도 계약이다. 

 

계약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으로 4억6000만 달러(약 5520억원)에 달한다. GC가 복수의 해외 계열사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이번 매각이 사업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실을 기하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캐나다 GCBT의 경우 설비 투자는 완료됐지만, 현지 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부족으로 지난 2018년부터 상업 가동을 위해 본사로부터 인력·기술 지원을 받아왔다. 

 

더욱이 코로나19로 하늘길까지 끊기면서 애초 내년 정도로 계획됐던 자립이 기약 없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그리폴스의 인수 적극성과 제시 금액 역시 GC의 과감한 결정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인해 GC는 그간 이원화돼 있던 북미 혈액제제 부문 구조를 GC녹십자로 집중해 사업을 더 빠르게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걸쳐 올해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이보다 앞서 셀트리온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대형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권을 3300억원에 인수하면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다케다제약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하는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 판매권 등을 3324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할 사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제품군은 이 지역에서 2018 사업연도 기준 약 1억4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추후 한국과 동남아, 호주 시장에서 각기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 건”이라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전문기업 이미지를 벗어나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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