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아이디플라코스메틱, ‘성형효과 일으키는 화장품’ 현실화

박상훈 아이디플라코스메틱 대표

[세계비즈=정희원 기자] “‘플라코스메틱’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퍼스트 무버이자 라스트 무버로 남고 싶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한 연구로 이 분야의 ‘카테고리 킬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박상훈 아이디플라코스메틱 대표의 포부다. 더마코스메틱을 넘어 이제는 ‘플라코스메틱’이다. 이는 성형수술을 의미하는 플라스틱서저리(plastic surgery)와 화장품(cosmetic)을 합친 신조어다.

 

이는 국내 최대 뷰티·헬스케어 그룹 아이디그룹의 수장 박상훈 대표(성형외과 전문의)가 제안한 개념이다. 이는 최근 시사상식사전에도 등재됐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 자체의 문제해결에 중점을 둔다면, 플라코스메틱은 여기에 얼굴형 개선 등의 효과를 더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4일 서울 신사동 ‘아시안 뷰티 센터(ABC)’에 위치한 아이디플라코스메틱에서 박상훈 대표를 만났다.

 

◆더마 넘어 ‘플라코스메틱’… 매출 신장률 ‘쑥’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기반은 성형외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박상훈 대표는 성형외과 전문의다. 그가 이끄는 아이디병원 등 아이디 헬스케어그룹은 17년 간 110만명 이상의 고민을 해결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비자들의 ‘뷰티 니즈’를 파악해왔다.

 

화장품 사업에 나서게 된 것도 ‘해외 환자들의 성형 후관리’를 용이하게 돕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R&D에 나서며 특허등록에 힘써왔다.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 후 실질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8년 부기 완화 콤플렉스 조성물 R&D를 시작으로 탄력·슬리밍 특허 조성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에 나서며 2014년 플라코스메틱을 출범했다. 브랜드 론칭 이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7년이다. 이후 최근 3년간 매출 신장률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5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상훈 대표가 마이너스 스틱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얼굴뼈 전문가의 노하우, ‘화장품에 녹였다’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목표는 ‘의료소비자들이 병원 밖에서도 예뻐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마코스메틱을 넘어 ‘플라코스메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됐다.

 

화장품은 다양한 라인으로 나와 있다. ‘플러스 마이너스’ 콘셉트로 얼굴라인을 케어하는 ‘아이디 페이스핏’라인을 필두로 성형수술 후 붓기·재생관리를 돕는 ‘아이디 리얼 애프터케어’, 리프팅·탄력 관리에 중점을 둔 ‘아이디 에이지 페이스핏’, 민감성 피부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 에이지 더마스틱’ 등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주력하는 분야는 ‘얼굴 윤곽관리’다. 단순히 피부결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매끈한 턱라인, 이중턱 개선 등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는 박상훈 대표가 얼굴뼈 미용성형에 특화된 의사라는 점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그는 국내에 양악수술을 대중화한 인물이다. 이렇다보니 박 대표를 찾는 의료소비자들은 대부분 ‘작고 갸름한 얼굴’에 대한 열망이 큰 사람들이었다.

 

박 대표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점점 큰 수술보다는 ‘편하고 심플한 것’을 찾는 추세”라며 “홈케어·더마화장품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미뤄봤을 때 앞으로 기능성 화장품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과학에 기반을 둔 제품으로 효과를 실현하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제품들은 단순히 화장품 제조사로부터 받은 ‘성분 레시피’를 토대로 만든 게 아니다. 50여명의 연구진과 스태프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연구결과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나하나 제품을 탄생시켜 나간다.

 

박 대표는 구성원들이 서로 잘하는 일을 하며 합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실상 뷰티사업 핵심역량은 영업망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의사이다보니 이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고민하다보니 결국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밖에 없겠더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얻은 아이디어 화장품으로… ‘고객가치 구현’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모토는 ‘병원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화장품에 녹여낸다’는 것이다. 이곳 제품들이 병원의 시술을 연상케 하는 이유다. 제품 콘셉트는 ‘플러스, 마이너스’다. 지방을 녹이는 성분(마이너스), 지방을 넣는 성분(플러스)으로 얼굴형을 정돈한다. 한국인들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를 훨씬 선호한다.

 

다만 제품을 현실화하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찮았다. 박상훈 대표는 “처음에는 병원에서 생긴 경험과 환자로부터 받은 인사이트를 어떻게 화장품으로 녹여내야 할까 고민이 깊었다”며 “BM들과 협업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서로의 관점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다보니 다들 고생이 컸다”고 했다.

 

서울 신사동 ‘아시안 뷰티 센터(ABC)’ 전경

 

◆플러스 마이너스 효과로 얼굴형 정돈… 연구결과로 자신감

 

박상훈 대표가 플라코스메틱 개발에 자신감이 생긴 계기는 지방분해주사에 널리 쓰이던 디옥시콜린산(DCA)을 활용한 특허 조성물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면서다.

 

박 대표는 “8년 전 이중턱 개선을 돕는 지방분해주사 성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당시 협업하며 관련 성분을 깊게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며 “문득 이 성분을 차용해 얼굴에 발라보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이를 규명한 연구 논문도 미용성형외과학회지(Aesthetic Plastic Surgery)에 발표했다. 기존 DCA와 여기서 비롯된 저농도의 조성물을 비만한 쥐에게 각각 주사·국소 적용해 추이를 살펴봤다. 그 결과 조성물을 바른 쥐의 피하 지방 면적, 체지방 중량, 피하지방 두께 변화는 기존 고용량 제형만큼 효과적이었다. 이 성분은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페이스핏 앰플·마이너스 밴드·마이너스 스틱 등 ‘마이너스 3총사’에 적용됐다.

 

아이디플라코스메틱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차 사업으로는 이같은 특허 유효성분이 보다 쉽게 흡수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뷰티디바이스 개발에도 나서는 중이다.

 

박상훈 대표는 예뻐지고 싶은 사람 누구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고기능 화장품 브랜드를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업그레이드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고객의 제품 재구매율도 40%에 이른다.

 

박 대표는 “특별한 뷰티 니즈를 가진 사람을 위한 화장품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병원 문을 나와서도 환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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