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동시 ‘비상’…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8월 이어 9월 수출도 감소세…8월 중순 이후 카드 매출 12.1% ↓
한은·KDI·피치 등 –1% 이하 전망…기재부 “경제 불확실성 확대”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세계 경제 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출과 내수가 동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획재정부는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국내외 기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되는 등 올해 –1%보다 나은 수준은 기대하기 힘든 양상이다.

 

11일 기재부가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 따르면, 올해 8월 수출은 396억6000만달러에 그쳐 전년동월 대비 9.9% 줄었다. 7월(-7.1%)보다 수출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9월에도 수출 부진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50억달러(관세청 집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축소됐다.

 

8월 백화점 매출액은 7.7% 줄어 7월(-2.9%)보다 감소폭이 훨씬 커졌다. 할인점 매출액도 2.7% 떨어져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8.2로 전월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8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동월 대비 3.4%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8월 중순부터는 카드 승인액도 급락 흐름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8월 19~30일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12.1%나 급감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였던 지난 2~5월(-14.2%)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재부는 “최근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올해 6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가 7~8월에는 “실물경제 불확실성”으로 경기 후퇴를 언급했었다. 9월에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라는 더 강화된 표현을 내놓은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다시 위축되는 등 경기의 하방압력이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모두 하향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KDI도 –1.1%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5월의 0.2%보다 –1.3%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피치는 지난 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추산해 종전(-0.9%) 대비 0.2%포인트 내렸다. 무디스도 –0.5%에서 –0.8%로 0.3%포인트 하향했다.

 

피치는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한국의 민간소비가 연말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도 수출과 내수의 동시 부진을 염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경기지표를 살펴볼 때 올해 성장률이 –1%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듯 하다”고 관측했다.

 

뿐만 아니라 –2% 이하로 굴러 떨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이 9월 이후에도 지속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정부는 일단 경기침체에 대응과 피해업종 지원 등을 위해 7조8000어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4차 추경 등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피해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경기보강 노력 등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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