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아이컨택] 카페 꿈나무의 '원스톱패키지', 서울카페쇼 2020

 

‘서울카페쇼 2020’ 전경.

 

[김대한 기자] “창업 준비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네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비즈니스 플랫폼 ‘서울카페쇼 2020’에 방문했다. 브루잉(분쇄된 원두 가루에 물을 붓고 필터로 커피를 거르는 과정) 무료 교육을 담당하던 바리스타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시회장에 도착하자 “우린 언제나 커피 합니다”라고 적힌 전시 슬로건이 한눈에 들어왔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기는 커피 시장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이번 쇼에 담았다.

 

응원 문구처럼 동종 업계를 포함, 각지의 ‘커피 매니아’들이 ‘서울카페쇼 2020’에 한데 어우러졌다. 다양한 연령층과 고르게 분포된 성별 비중로 커피에 대한 폭넓은 국민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준인 1명/4sqm(평수)로 관람객 5만 명을 예상했다. 지난해 열린 ‘제18회 서울카페쇼’는 역대 최대 규모로 나흘간 16만5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참관객이 크게 줄었다.

 

대신 온라인 전시를 확대했다. 일명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형태의 전시회. ‘코로나 전시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여겨질 만큼 매끄럽게 운영됐다. 온라인으로는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필두로 ‘인기 유튜버와 함께하는 랜선투어’ 등이 오프라인 행사와 함께 열렸다.

 

‘서울카페쇼 2020’ 진행 모습.

 

오프라인 행사의 전시 품목은 커피(장비·설비 등)와 디저트류(베이커리 등)로 구성됐고 층을 나누어 전시했다. 우선 커피 층에서는 원두부터 시작해 프랜차이즈·창업까지 수많은 참가 업체의 부스가 있었다. 커피 공정의 전부를 옮겨담은 한 전시회장에서 일부 관람객은 섣불리 부스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기도 했다.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이며, 올해 이곳을 처음 방문한 김 모씨(32)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후 창업을 준비 중이어서 이곳에 와보게 됐다”며 “여기저기 가보고 있는데 부스가 너무 많아 어디를 가야 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웃었다.

 

그가 걸음을 옮긴 곳은 ‘리플로우’ 커피 부스였다. 약 30분 가량 프로 바리스타에게 직접 브루잉 교육을 무료로 들을 수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김 씨의 입장에선 전문가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가장 뜻깊은 경험이었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

 

기본적인 레시피와 ‘꿀팁’도 아낌없이 전수한다. 기자는 원두로 케냐를 선택했다. 우선 17g을 담고 10.5포인트로 가루를 낸다. 이후 필터를 낀 케맥스에 원두를 담고 70g과 260g까지 물을 차례로 나누어 붓는다. 단, 1차에서 2차로 넘어갈 시 물이 소량으로 ‘똑똑똑’ 흐를 때 푸어링을 하는 것 중요하다. 추가로 케맥스의 경우 물을 붓는 속도를 최대한 낮추는 게 좋다.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직접 만들어본 커피까지 두 잔의 커피 맛을 느껴봤다. 농도는 낮지만,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던 시범 커피와 달리 텁텁한 맛이 나는 기자의 커피가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바로 옆자리에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물 중에서 케냐 원두와 궁합이 좋은 물이 무엇인지 등 사소하지만 소중한 질문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김 씨는 “전문가에게 직접 배운 이곳이 카페쇼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드립 커피를 직접 내려보고 발걸음을 옮겼다. 커피 시장에서 최근 뜨고 있는 원두인 호주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원두들이 부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또한 원두를 비롯해 창업에 필요한 커피 머신, 앞치마 등 커피와 유관된 모든 것이 ‘서울카페쇼 2020’에 담겼다. 카페 꿈나무에겐 ‘원스톱패키지’인 셈이었다.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인 주부 이 씨(47)는 “성능이 좋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커피머신을 물색 중이다. 최대한 많이 써보면서 고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다른 ‘커피 꿈나무’ 이 씨(27)는 “(창업준비생 입장에서) 볼 게 많아서 좋았다. 이제 디저트류가 있는 아래층으로 가볼 것”이라며 걸음을 힘차게 옮겼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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