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 급성장에 양극재 업계 화색

"2025년 양극재 수요량 275만 달할 것"
업계, 대규모 증설·기술 개발 통해 수요 대응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양극재 업계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최근 전기차를 비롯해 IT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꾸준히 커지며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스레 리튬이온배터리의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적극적인 시설증설 및 연구 개발 활동을 통해 시장 내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양극재 수요량은 지난해 46만 톤 대비 약 6배 증가한 275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데, 양극활물질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사용한다. 국내에선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가 핵심 사업자로 꼽힌다.

 

 엘앤에프는 지난 2005년 8월 자회사인 엘앤에프신소재를 설립해 리튬이온배터리용 양극활물질 사업을 시작한 회사로, 세계 최초로 니켈 비중이 90%인 NCMA 양극재를 개발했다. NCMA 양극재는 비싼 코발트 비중을 낮춘 대신 알루미늄을 첨가해 배터리 가격을 낮춤과 동시에 니켈 함량을 늘려 에너지 출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지난해 기준 엘앤에프의 LG화학과 삼성SDI향 매출 비중은 각각 61%, 33%이었는데 최근엔 SK이노베이션에 납품을 시작하며 거래선을 다변화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1년 4개월 간 849억 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을 위한 공장신축 및 시설증설을 단행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투자액 700억 원을 들여 추가로 양극재 캐파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량이 90%이 넘는 새로운 양극재 기술을 조만간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502억 원, 영업이익 177억 원(잠정)을 시현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EHV)용 NCA 양극재와 전기차(EV)용 NCM 양극재 출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향후 수요 대응을 위해 생산 캐파 확대도 추진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생산 캐파는 5만 9000톤인데, 이를 오는 2024년까지 18만 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2분기 양산할 NCMX 양극재는 경쟁사들의 사원계 양극재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사양의 양극재가 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은 종전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벗어나 일본 톱티어 고객사 및 신규 고객사를 순차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포스코ESM과 사업을 통합해 양극재 생산에 나섰다.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선두업체들과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2985억 원을 투자해 광양공장 3단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총 3만톤 규모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 양극재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6일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 및 NCMA 양극재 생산 캐파 확충 계획도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증설로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캐파는 올해 말 4만 톤에서 2023년까지 10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 과정에서 투자 규모, 연구인력 확보 노력 등에 따라 양극재 업체 간에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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