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늦장 보험사, 카카오페이‧토스 진격에 ‘초긴장’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이 플랫폼을 앞세워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그간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이 ‘핀테크의 진격’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토스인슈어런스 등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의 보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페이가 2021년의 시작과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연내 공식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다.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보험 법인대리점(GA) 성격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출범 3년 차를 맞이하며 대대적인 확장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우선 카카오페이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모바일 플랫폼과 기술력에 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을 결합한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물론 기존 자회사 GA 인바이유를 통해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사용자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앞세워 보험 상품 생산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비대면 맞춤 보장분석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 앱을 통해 ‘내 보험 조회’ 서비스로 이미 가입된 보험내용을 확인하고, 추가로 보험분석 매니저와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비대면 맞춤 보장분석으로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전문가의 상담 서비스로 다가가며 초개인화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영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스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공개 채용한 데 이어 연말에도 보험분석매니저를 채용하는 등 확장에 나섰다.

 

다만 이들의 등장으로 보험업계 판도가 당장 180도 달라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은 전문성과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인슈어런스가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역시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공동체를 통해 은행, 증권, 보험까지 전 금융권을 아우르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잠재력이 풍부하다. 토스 역시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보험, 증권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이 지닌 편의성과 접근성을 내세워 발판을 만든 뒤 보험상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기존 보험사와의 경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업계 분석이다.

 

보험사의 소극적인 디지털 전환도 같은 맥락이다. 모바일 앱 시장분석 서비스업체인 앱에이프(AppApe)의 금융권 모바일 앱 이용자 현황(2020년 8월말 기준)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모바일 앱 각각 상위 5개사, 총 10개사의 활성 이용자를 모두 합쳐도 핀테크 1위 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도 보험사가 가장 뒤처져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의 패러다임이 디지털화 되는 과정에서 보험산업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디지털 보험사는 상품 경쟁력, 기존 보험사는 디지털 전환이 관건이다. 각자의 방법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