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공행진에 새해에도 증권株 강세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 기대감에 증권주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코스피 3000시대’를 맞아 증권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권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상승했다. 이날 증권주 상승은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이 견인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7% 올랐고 현대차증권도 전일보다 16%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주를 이끌어온 키움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주들은 5% 이하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권주들은 주식투자 열풍이 일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3개 증권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도 코로나19 저점 대비 120%, 연초 대비 24% 상승했다. 

 

작년에 이어 새해에도 증권주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6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3%(3513억원) 늘었다. 

 

지난해 주식투자 열풍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3분기 국내 증권사의 수탁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3833억원 증가한 2조12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33조648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투’를 의미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지난달 18조, 19조를 연달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은 일평균 38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코스피가 전고점을 뚫고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주식시장에서의 매수세가 늘고 거래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증시 일평균 거래 대금은 전년 대비 182.8% 증가한 2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예탁금과 신용공여 잔액 역시 전 분기 말 대비 모두 20% 이상 상승한 만큼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3분기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외국인들이 증권주를 꾸준히 사들이는 것도 증권주 상승의 주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은 1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외 키움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국내 대부분의 증권주에 대해서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분야 수익급증에 투자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권주들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과열이라 할 만큼 너무 빨리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장세 흐름 자체는 랠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에 코스피가 11% 상승하는 동안 증권업 지수는 2%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는데 증권업종이 올해는 소외될 이유가 없다”며 “기업금융(IB)을 비롯한 전 사업부문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증권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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