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걷는 쌍용차·르노삼성, 출구 찾기 난항

 

사진=굳게 닫히는 쌍용차 정문. 뉴시스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쌍용차와 르노삼성이 연초부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으며, 르노삼성은 본사 차원에서 수익성 개선을 지시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현재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와 투자 유치를 협상 중이다. 산업은행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 지분 매각을 논의 중이다. 협의체는 이달 내 결론을 목표로 매일 화상회의와 컨퍼런스콜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마힌드라가 HAAH오토모티브에 경영권만 넘기고 주주로 남을지 등 견해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현재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채무를 재조정한 뒤 재산정된 가격에 인수하는 조건을 내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분 매각 절차와 자금 투입 등에 걸리는 시간과 3월 주총, 작년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등을 고려하면 이달 내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의 신뢰성에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의 경우 쌍용차 인수 대상으로 6개월 전부터 가장 많이 언급되던 곳”이라며 “매출 250억 정도 규모의 회사가 대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했다.

 

앞서 쌍용차는 작년 1분기 분기보고서와 반기보고서,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세 차례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2월28일까지 보류된 상태다. 쌍용차는 다음달 말까지 지분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를 거쳐 독자생존 또는 재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새로운 투자자가 나오는 게 이번 사태의 핵심 열쇠다. 투자자가 나와야 정부 지원까지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투자자를 찾는 게 첫 단추다. 한 번에 타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우선 수명 연장을 위해 투자를 받고, 정부 지원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게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사진=르노삼성 부산공장. 르노삼성 제공

 

한편, 르노삼성차도 경쟁력 강화에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문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임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골자로 하는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2년 이후 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모든 정규직원(2019년 3월 1일 이후 입사자 제외)이며, 다음 달 26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작년 대규모 적자를 낸 르노삼성차는 연초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 임원 수를 40%가량 줄이고 남아있는 임원의 임금도 이달부터 20% 삭감하기로 했다. 이후 비용 절감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한 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4일(현지시간) 르노그룹 본사차원에서 기존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수익성 창출을 강조하는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현재보다 수익성을 더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르노삼성차는 작년 내수 9만5939대, 수출 2만227대 등 총 11만61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34.5% 감소해 8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에 신차 6종을 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뚜렷한 신차 계획도 없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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