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휘 교수 “조원태 회장 경영능력 의문… 산은이 편들어”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와 관련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3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등이 주최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과제' 토론회에서 "(조 회장이) 어려운 딜(인수)을 성공리에 마치고 통합 법인 가치를 올릴만한 능력이 있는 경영자로 증명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와 관련해 산업은행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을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산은이 대한항공 대신 3자연합과 조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인 지주회사 한진칼에 투자한 것에 대해 "꼭 지주회사를 통해야만 자회사를 감독 관리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현행법상 지주회사가 2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면 2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산은이 대한항공에 투자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결정권이 있는 보통주 대신 부채나 우선주를 활용한 투자가 가능해 지분율 다툼을 피할 수 있는 대안도 있었다"며 "산은이 한진칼 지분율 경쟁에 끼어든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재벌 개혁을 해야 한다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고 조 회장은 경영 능력이 증명된 분이 아니다"라며 "산은이 경영 안전장치를 만들었지만 충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 3개를 합치면 공급석 점유율이 72.9%"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장거리와 중·단거리를 나눠서 시장 독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후생 감소 대상은 국내 소비자로 한정해야 하고, 국민 약 2650만명이 소비자 후생 감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국적사와 외항사의 총 공급석이 아닌 국내에 공급한 규모를 분석해 독과점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지원 국회입법조사관은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심사에서 통합 이후 개별 노선 점유율을 봐야 한다"며 "노선 간 대체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고, 점유율이 낮아도 황금시간대 공항 슬롯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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