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잡으면 네이버 잡는다" 인수전 후끈

5조원 매물· 연간 거래액 20조원…카카오 가장 적극적
신세계·롯데 눈독 MBK도 관심…인수땐 업계 1위 위협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 롯데, 신세계, 카카오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놓고 국내 유통업계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카카오, 신세계그룹 등 전통의 유통 강자들은 물론 글로벌 사모펀드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연간 거래액 20조원)를 손에 넣는 기업은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이커머스의 패권을 누가 쥐게 될 지 주목된다.

 

 ▲카카오·신세계·롯데그룹·홈플러스 인수 경쟁

 

 10일 업계에 따르면 5조원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후보로 카카오·신세계·롯데·홈플러스 등의 유통업체와 대형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거론되며 ‘인수전‘은 흥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이미 카카오와 신세계, 롯데그룹,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 등 10개사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고 해서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유통 시장의 관심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업계는 카카오의 인수 의지가 가장 뜨거운 것으로 판단한다. 네이버와 ‘플랫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카카오에 이커머스는 가장 절실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쿠팡과 대적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앞서 카카오는 2010년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내세워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최근에는 3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올리며 엄청난 성장세다. 

 

 신세계도 인수 의지가 강하다. 신세계의 경우 작년 쓱닷컴의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20조원) 인수 성공 시 거래액 규모는 24조원에 근접한다. 이 경우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로 단번에 올라설 수 있다.

 

 아울러 신세계는 네이버와 이마트의 제휴가 구체화되면서 이커머스 업계에 ‘역대급’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양측은 2500억원 대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 등 제휴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경우 이베이코리아의 인수가 절실하다. 앞서 ‘롯데온’은 실적 부진으로 서비스 출범 1년도 지나지 않아 대표가 사임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에서도 나 홀로 부진해 타격이 컸다. 흑자를 이어가는 이베아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온은 이를 통해 27조원 규모로 성장,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등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어 조 단위 M&A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사들인 바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우도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인수 가능성이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뉴시스

▲‘온라인 강화’… 국내 유통업계, 지각 변동 예상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뜨거운 관심을 받는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강화에 공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와 쿠팡이 다른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면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늦어질 경우, 유통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또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적자가 심한 구조다. 쿠팡의 적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경우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커머스 시장의 패권을 움켜쥘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과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이 하락세인 점과 인수하게 될 경영진은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와 PMI(인수 후 조직 통합)라는 복잡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야 한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롯데·카카오·신세계 삼파전이다. 인프라 측면에서 롯데가 최대의 기대이익을 보일 것이고, 카카오나 신세계도 규모와 전략측면에서 가능성이 보인다”며 “구조조정, 지속성장유지 측면을 잘 따져 베팅해야 한다”고 밝혔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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