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미 결제부문 세전이익은 이미 2년 전부터 적자로 전환됐다”며 “현 단계에서 수수료율을 더 인하한다면, 결국 카드사 입장에서는 관련 업무 인력을 줄이거나, 소비자가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혜택을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밝혔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분석을 위해 전문 컨설팅 기관을 선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19일 주요 회계법인에 참가를 요청하는 제안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은 3년마다 진행하는데, 지난 2018년의 경우 회계법인이 5~8월에 원가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당국과 관계 부처, 그리고 여신금융협회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모여 수수료 적격비용과 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한다. 당시 금융당국은 매출 5억∼30억원인 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수수료율을 최대 0.65%포인트(p), 체크카드 수수료를 최대 0.46%p 각각 인하하는 개편방안을 확정해 11월 말에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더 인하하자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 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지난 19일 연간 매출액이 2억원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 카드수수료율을 추가 우대하는 내용의 ‘영세 소상공인 카드수수료율 우대법’(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도 영세 가맹점의 경우 1만원 미만의 소액결제는 수수료를 면제하자는 내용의 여신금융전문업법개정안을 발의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역시 담배, 주류 등 세금이나 부담금 비율이 높은 물품의 경우 연간 매출액 산정 때 제세부담금을 매출액에 산입하지 않도록 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여전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울상이다. 이미 카드사 결제부문은 적자로 전환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7개 전업계 카드사의 결제부문 세전이익은 지난 2018년 1000억원대, 이어 2019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결제부문은 수수료 수익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실물카드 결제가 급감했던 지난해 역시 결제부문은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최소 수수료율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적자 폭이 깊어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카드 혜택을 축소하거나, 모집인력 감축하는 등의 보정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지속해서 적자가 나는 사업 부분을 같은 방법으로 영위할 순 없다”라며 “결국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소 및 영세상공인의 어려움을 깊게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 부담을 카드사에 전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특히 간편결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의 경우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규제는 없고, 카드사에만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oung070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