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빈 선임기자]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자산에 대해 글로벌 금융수장들의 부정적 견해가 집중되면서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도록 한 효과가 무색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G2인 미국과 중국의 중앙은행과 전 세계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까지 가상화폐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머스크 효과로 반등하던 비트코인 시세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BIS 회의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해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달러화를 대체하기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제인 투기적 자산에 더욱 가깝다”고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이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적 자산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25일(현지시간) BIS 세미나를 통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자산의 확대에 대응,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 글로벌 규칙을 마련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이는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자산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자산은 자금 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에 사용될 수 있다”며 포괄적인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파월 의장의 의견과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 강도는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가상화폐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스탠스로 인해 머스크 효과를 반등세를 타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주춤한 상태로 돌아섰다.
테슬라의 머스크 CEO는 지난 24일 “지금부터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다”라고 밝히면서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이 3% 이상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은 그대로 계속 보유하면서 달러화 등 다른 법정화폐로 환전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머스크 효과로 급등하던 비트코인에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26일 오후 64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6700만원대에서 6200만원까지 하락한 데서는 일부 회복했지만 상승동력이 다소 제한된 분위기이다.
특히 비트코인 상승세를 끌어내린 또 다른 요인으로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양도세 폭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자산은 법정 화폐가 아니라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런 만큼 애초 구입했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다른 제품을 살 경우 자산을 매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
당연히 매도에 따른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비트코인 1~2개 정도면 테슬라 자동차 한 대를 살 수 있기는 하지만 수천만원대 세금이 따라붙게 된다.
우리나라도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분류되고 양도세 부과도 철저히 이뤄지게 되는 만큼 구매 시 양도세 부과가 불가피하다.
법정화폐로 인정받지 못하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자산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가상화폐자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보다 더 훌륭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시간을 두고 디지털 금으로서 가치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jbl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