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빈 선임기자]뉴욕기반 헤지펀드 아케고스 캐피털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디폴트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금융업계 손실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인해 노무라증권은 20억달러, 크레디스위스(CS: Credit Swiss)는 최대 4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도 아케고스 캐피탈과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전체 손실 확대는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장에서 아케고스 펀드 규모는 100억~150억달러로 알려져 있다”며 “5배의 레버리지를 실행했다고 본다면 보유자산규모는 약 500억~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밝혔다고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 캐피털은 스왑거래를 통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바이두, 텐센트뮤직 등에 스와프 방식으로 투자했다.
문제는 스와프 방식으로 투자할 경우 등락의 정도에 비해 이익과 손해를 보는 폭이 커진다는 점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비아콤과 디스커버리 주가는 무려 27%나 하락, 순식간에 엄청난 손실을 입으며 디폴트에 이르게 됐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큰 손실을 입지 않았다고 CNBC와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이 전하고 있지만, 아직 사태는 진행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블록딜을 통해 해당 물량을 대거 매도, 포지션을 청산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에 일단 큰 불을 껐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도 마진콜이 남아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지난주 아케고스로 인한 급락에서 회복되기는 했지만 모건스탠리와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은행주들은 줄줄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인 아케고스를 이끌어온 빌 황은 헤지펀드의 전설 줄리안 로버트슨의 수제자로 알려져 있으며, 업계에서는 매우 스마트한 인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야후파이낸스가 전했다.
이런 인물이 이끄는 아케고스가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등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은 종목에 엄청난 투자를 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게임스톱과 테슬라 주식의 상황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문학적 자금이 증시로 풀려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이를 더 버텨내기 위해 레버리지를 동원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스위스 및 일본의 증권당국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케고스가 이번에 사용한 투자기법은 ‘토탈 리턴 스왑(Total Return Swap)’으로 미국에서는 금지돼 있지만, 영국에서는 허용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jbl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