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도 '車반도체 자립화'…민관협력 활발

미래차 핵심 반도체 기술 개발에 2천억원 투입…중장기 계획 수립

지난 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에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정부 주도로 발족한 국내 민관 협의체가 사태 해결의 기반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족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가 출범 한 달을 맞았다. 협의체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자동차 업계와 반도체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출범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DB하이텍, 텔레칩스, 텍스트칩,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車반도체 자립화’ 위해 민관협력

 

 협의체는 국내 차량 반도체 자립화라는 중장기적 목표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한 해결책 논의도 이어가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국내외 완성차업계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자동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른 데다 반도체 전반의 초과 수요 등이 맞물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물량이 달리기 때문이다.

 

 높은 해외 의존율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380억 달러로, NXP, 인피니온 등 몇몇 글로벌 업체가 선도하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의 98%를 해외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협의체는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단기 수급 대응 및 산업역량 강화 전략’을 내놨다. 연장선에서 정부는 “다수의 차량용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측과 협의 중”이라고 전하는 한편 차량용 반도체 부품에 대한 신속 통관 지원·항공운송 운임 특례 등의 긴급지원 제도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계획도 함께 추진된다. 미래차 핵심 반도체 기술개발(R&D)에 2022년까지 204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기존에 비(非) 차량용 반도체를 차량용으로 전환·개조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시제품 제작 지원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협의체 구성이 당장의 큰 성과로 이어지긴 어렵더라도 필요한 조치였다고 설명한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일치에 따른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단기간에 근본적 해결책을 찾긴 어렵지만, 협의체가 장기적으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현상 장기화 우려

 

 한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록적인 한파로 미국 텍사스 지역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고,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에선 화재가 발생해 7월까지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감산에 들어갔다. 포드는 북미지역 6개 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근무조를 줄인다고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등 주요 제조사 등도 감축에 돌입했다. 데이터업체 IHS마킷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올해 1분기 세계 경차 생산량이 130만대 줄어들게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타격은 완성차 업체를 시작으로 철강, 가전, 휴대전화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전자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데다 5G폰의 경우 이전 세대 휴대전화보다 훨씬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반도체 수급 대란이 지속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제조 지원을 위해 의회에 370억달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는 12일 백악관 대응회의도 소집됐다. 업계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영향, 해결방안 등을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너럴 모터스, 글로벌파운드리 등과 같은 반도체, 자동차, 테크기업 등이 다수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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