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가능한 ISA 인기몰이…증권사 고객유치 경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해부터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머니무브(Money Move)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개형 ISA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들의 신규 고객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5개 대형 증권사의 중개형 ISA 계좌 납입금이 3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처음 중개형 ISA가 시장에 등장한 이후 한달여 만의 성과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이미 일임형·신탁형 등 ISA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이 증권으로 계좌 이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ISA 지원시스템인 ‘아이사넷’에 따르면 최근까지 은행에서 증권사 중개형 ISA로 계약을 이전한 계좌수는 1000개에 달한다.

 

올해 도입된 중개형 ISA는 기존과는 달리 국내 상장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중개형 ISA는 위탁매매업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중개형 ISA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기존 펀드와 파생결합증권(ELS·DLS), 리츠 외에도 국내 상장 주식에 직접투자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올해부터 가입대상이 확대되고 의무가입기간은 축소됐다. 기존에는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만 19세 이상이면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누구나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의무가입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기간이 짧아졌다.

 

이에 증권가에선 중개형 ISA 가입자 수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개형 ISA 계좌를 개설하면 매년 원금 기준 투자 한도를 2000만원씩 늘려놓을 수 있는데, 이를 2023년에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 대비용 절세 계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직접 투자와 절세 혜택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중개형 ISA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중개형 ISA 가입자 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도 관련 이벤트를 꾸준히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대부분이 예적금 중심의 신탁형 ISA에 편중돼 실제 절세계좌로서 기능을 거의 못했다”며 “ISA제도 개편으로 고객 선택의 폭이 확대돼 절세혜택을 노린 투자자가 증권사의 중개형 ISA에 대거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NH투자증권

 

중개형 ISA 인기몰이에 각 증권사들은 수수료 혜택, 경품 제공 등 이벤트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가입 후 1년간 국내 주식 거래 시 증권사 수수료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은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 평생 우대를 제공 중이다.

 

김경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는 “국민재산 증식을 위해 중개형 ISA 제도가 개편된 만큼, 좋은 상품과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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