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데려가개”… 댕댕이와 함께하는 힐링여행

봄에 딱… 태안 가족여행 코스
백사장항 해수욕장 찾아 달리기 한판
강아지 스트레스 해소에 ‘안성맞춤’
펫프렌들리 청산수목원서 인생샷 ‘찰칵’
간월도 갯벌·갯바위 오가며 산책도
간월암 연등 등 이색 풍경에 ‘흠뻑’

[태안∙서산=정희원 기자] 봄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요즘, 본격적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시기다.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한 상황이지만, 잠시 머리를 식히러 ‘언택트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해안을 대표하는 관광휴양도시 충남 태안은 훌쩍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다.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함께 바깥공기를 쐬고 오는 데에도 안성맞춤이다. 수도권에서 찾아가기 부담없는 거리로 반려견들도 차를 타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펫팸족’을 위한 강아지 펜션도 많다.

 

너른 바다, 사시사철 먹거리가 풍성하고, 4~5월에는 안면도 꽃지 해안공원에서 ‘수선화·튤립축제’가 열려 다녀올 만하다. 18일, 반려견 토토·뚱이와 함께한 태안 가족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백사장항 뒤로 보이는 대하랑꽃게랑 해상연육교. 사진=정희원 기자자

◆모래밭 신나게 달려… 백사장항

 

꽃지해수욕장·만리포해수욕장 등 태안에는 무려 28개 해수욕장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흰 모래밭이 깔린 백사장항의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람이 많지 않아 강아지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안면도 연육교를 지나 4km쯤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백사장포구 인근에 위치한다.

백사장해수욕장 전경. 사람이 없을 때 토토가 바닷가를 달리며 잠깐의 여유를 즐겨본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곳 백사장항 수산시장 인근에서 사는 작은 강아지들이 달려와 맞는다. 자세히 보니 목줄에 이름표가 달려 있다. 토토에게도 관심을 마구 표현한다. 당황스러울 정도의 친절함에 황송할 정도다. 사회성이 좋은 강아지들이라면 처음보는 사이에도 해수욕장에서 함께 뛰어놀기도 한다. 강아지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달리기’만한 게 없다. 해변은 은빛 모래로 끝없이 길게 뻗어있고, 썰물 때면 수평선으로 변한다.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여유를 즐기는 강아지 뚱이

백사장항에는 ‘대하랑꽃게랑’ 다리가 있다. 드르니항과 안면도 백사장항을 잇는 250m 규모의 해상인도교다. 동글동글 소라 형상의 다리를 올라가는 형식이다. 바닥의 투명한 유리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듯한 느낌을 배가한다. 다리의 중간지점에 이르면 거대한 배 운전대 모형이 기다려 아이들의 ‘인증샷 명소’로 여겨진다.

 

백사장항 입구에는 새우가, 드르니항 입구에는 꽃게 조형물이 맞는다. 태안의 명물이자 각각 해당 항구에서 많이 잡히는 수산물을 표현했다고. 지난 2월에 찾았을 때만 해도 반려견과 함께 다리를 오르는 게 가능했지만, 최근 이를 금지했다. ‘펫티켓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유추된다. 배변봉투·공공장소에서 리드줄 챙기기는 필수다.

 

백사장항을 찾았다면 이곳 ‘명물 튀김’을 먹고 가자. 수산시장의 ‘대한횟집 만세튀김’은 해양파출소 바로 앞에 위치해 찾기 쉽다. 주차도 수월하다.

백사장항의 명물, 만세튀김

대하, 새우, 오징어, 호박고구마, 베이비꽃게 등 서해안 수산물을 고소하게 튀겨준다. 간장 이외의 소스는 1000원 별도로 판매하는데, 꼭 챙기는 걸 추천한다. 크림·칠리 소스가 튀김과 잘 어울린다. 다만 바람이 많이 부는 해변에서 이를 먹기는 부담스러워 숙소에 가져가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강아지도 꽃내음 킁킁 ‘청산수목원’

 

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청산수목원으로 떠나자. 어느 도시든 관리가 필요한 수목원·해양공원·생태체험 공간 등에는 반려견 출입이 거의 어렵다. 하지만 태안의 청산수목원은 ‘펫프렌들리’한 곳이다. 강아지와 함께 수목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청산수목원 홍가시원 전경

이곳은 10만㎡ 규모로 수목과 야생화 600여 종을 볼 수 있다. 밀레·고흐·모네 등 예술가들의 작품 속 배경과 인물을 만날 수 있는 테마정원, 산책로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린다.

 

요즘은 붉게 피어난 ‘홍가시나무’(Photinia glabra)가 제철이다. 봄에 새잎이 나올 때 단풍처럼 고운 붉은 빛을 띤다고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광태기 도는 붉은 잎이 멋져 반려견과 ‘인생샷’을 남겨볼 수 있다.

 

◆여행 마무리, 서산 ‘간월도’ 들러볼까

 

짧은 여행이 아쉽다면 태안에서 무척 가까운 서산의 간월도를 함께 들러보자.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기여한 무학대사가 깨우침을 받은 곳으로 알려졌다.

간월도에서 간월암으로 내려가는 길의 모습. 

‘달빛을 보는 섬’이란 의미답게 낙조가 아름답다. 물이 빠졌을 때에는 갯벌과 갯바위를 오가며 산책도 할 수 있다. 가족들과 산책·여행을 나온 반려견들이 갯벌을 다니며 작은 꽃게 등을 킁킁거린다.

간월암의 연등이 바다와 어우러져 이색적인 모습이다.

이곳에는 ‘간월암’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물 때’를 맞춰야 둘러볼 수 있다. 육지에서 간월암까지 10m 정도 떨어져 있어 물이 차면 가지 못한다. 간월암은 강아지들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단, 절에 들어서면 강아지를 안고 다녀야 한다.

 

간월암에서 보는 주변 바다와 섬 풍경이 멋지다. 특히 바다를 배경으로 둘러싸인 컬러풀한 연등과 물고기등이 이색적이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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