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게 입고, 멋스러움 더하고… ‘어댑티브 패션’ 주목하는 업계

[정희원 기자] 패션업계가 의류선택 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을 위한 ‘맞춤 패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의류를 ‘적응형 패션(Adaptive Fashion)’이라고도 한다. 해외에서는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타미힐피거,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일부에서 ‘어댑티브 라인’을 갖춘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코히어런트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관련 시장규모는 2026년까지 4000억 달러(약 4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패션기업도 신체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의류브랜드를 론칭하고, 맞춤의류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몸에 딱 맞는 리폼의류를 후원하는 등 어댑티브 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019년 선보인 어댑티브 패션 브랜드 ‘하티스트’는 결혼식·업무 미팅·데이트 같은 특별한 날을 위한 ‘2021SS 신상’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에는 공연 기획자 최경민, 앵커 최국화, 댄스스포츠 선수 채수민 등 브랜드 앰배서더 3인이 참여해 상품 기획에 함께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하티스트는 앰배서더 프로젝트를 통해 상품에 실제 장애인 고객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매 시즌 앰버서더를 3명씩 선발한다”며 “이들은 상품 개발, 피팅, 홍보 등 전반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남성 재킷·팬츠 셋업과 스트라이프 셔츠, 여성 트위드 재킷·스커트 셋업, 화이트 블라우스 등 총 6가지 상품이다.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인 것은 기본이고, 트렌디한 디자인까지 갖췄다. 재킷은 클래식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를 바탕으로 하되, 등판 부분에 신축성 있는 원단을 덧댄 ‘액션 밴드’ 디테일로 움직임의 불편함을 덜었다. 팬츠는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벨크로 여밈과 지퍼 고리, 앉은 자세를 고려한 긴 밑위 길이 등이 적용됐다. 여성 블라우스에도 액션 밴드와 쉽게 여닫을 수 있는 마그네틱 버튼 디테일을 더해 활동성과 착탈 편의성을 높였다.

 

최명구 하티스트 그룹장은 “이번 시즌 컬렉션은 특별한 날 돋보이고 싶은데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는 앰배서더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멋진 출근룩과 하객룩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고객들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실제 입고 싶어하고 필요로 하는 옷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도 매년 장애인들의 편안한 의복 착용을 위한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캠페인’을 시행한다. 기성복 착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맞춤형 리폼의류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올해는 서울시, 사단법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이하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함께한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서울시보조기기센터 소속 보조공학사 및 재단사가 참가자와 상담 후 장애 유형에 따라 기성복을 수선해 제공해 편안한 착용을 돕는다.

 

유니클로는 ‘옷을 통해 모든 사람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으로 2019년부터 캠페인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 2년간 1200명 이상의 뇌병변 장애인에게 리폼 의류 6100여벌을 제공해왔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리폼의류를 통해 옷 입는 시간이 줄고, 옷을 입고벗을 때 도움을 주는 보호자의 부담이 감소했으며,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는 등 긍정적 개선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옷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지만, 많은 장애인들이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해 이러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옷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더 나은 일상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올해 캠페인은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총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다음달 14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특히 유니클로는 올해 서울 지역 지원 대상을 기존 뇌병변 장애인에서 지체 장애인까지 확대,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의류 4000벌과 운영 예산 등 총 2억9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확인하면 된다.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