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실적 낸 '두나무' 나스닥 상장 기대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미국 나스닥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가 두나무에 투자를 단행한데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것도 두나무 상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1분기 매출 5900억원, 영업이익 5440억원, 순이익 4721억원을 기록했다. 4월 일거래량이 19조원을 육박한데다 4월 초 11거래일간 거래량은 코인베이스를 크게 앞질렀다.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00억원, 4180억원이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두나무는 지난 3월에도 매출액 307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최근 벤처캐피탈(VC) DSC인베스트먼트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두나무 주식 20만주를 취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주식은 카카오벤처스가 보유 중이던 주식으로 400억원 규모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월에도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최근 취득한 주식을 합치면 두나무 지분율은 1.2%에 달한다. 누적 투자금액은 500억원 규모다. 이번 투자에 따라 두나무는 약 6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나무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데다 연이은 투자 유치 소식을 전하자 업계에선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것도 두나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NYSE(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추진을 위해 글로벌 투자사와 미팅을 진행 중이다. 이미 해외에선 코인베이스 다음으로 미 증시에 상장할 거래소는 업비트나 빗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거래소 중 법정화폐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보안과 시스템 안정성이 갖춰진 거래소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인베이스 상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큰 이정표인만큼 두나무 등 후발 주자들의 상장에게도 중요한 바로미터가 됐다”며 “암호화폐 거래량이 증가할 수록 두나무 관련주들의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나무는 현재 2022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업비트의 4월 일평균 일거래액이 19조원을 넘어 현재 70조원의 기업가치로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거래액 (법정통화 거래 기준)에 버금가는 거래규모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 코인 시장의 불안정성 등은 여전히 변수다. 또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관심을 받지 못하면 거래 부진으로 환금성 문제가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워낙 쟁쟁한 기업들이 많다보니 국내 기업이 미국에 상장을 하더라도 거래가 거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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