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공포에 자산시장 타격 우려…“연준 반응 주시해야”

14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보다 31.21포인트(1.00%) 오른 3153.32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식·코인 등 자산시장의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될 미국 주요 지표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반응을 예의주시해야한다고 조언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최근 4일 간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6조772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이 최근 6거래일간 매도세를 이어가다 이날 매수세로 전환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두고 미국 경제계와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4월보다 4.2%, 2021년 3월보다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3.6%)를 상회한 것으로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은 최근 물가 급등 현상이 일시적이라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지난달 국내 4월 소비자물가도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음주 미국의 20년 만기 국채입찰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계획안을 얼마나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식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지 여부는 앞으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경계감을 빠르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6월 정도가 인플레이션 수치의 정점일 것”이라며 “만일 이 기조가 지속된다면 연준도 대응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시장은 지금 이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자산시장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벌써부터 출렁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에 자산시장에는 독으로 작용한다.

 

투기화한 코인 시장에도 재앙이 될 수 있다. 코인은 내재가치를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하기에 긴축 충격에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4월 소매 판매 및 5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어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동력을 확인할 전망”이라며 “다음주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경기에 대한 판단과 통화정책에 대한 스탠스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국내 수혜 업종은 저평가된 가치주, 업스트림 업종”이라며 “다운스트림 쪽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 쪽이 좋다. 에너지, 소재, 가전, 자동차 등은 지배력을 갖춘 기업들이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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